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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블록 외교전'…한국 G7 갈 때, 북한은 러시아·라오스와 맞손

머니투데이 조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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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블록 외교전'…한국 G7 갈 때, 북한은 러시아·라오스와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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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정상회담 장소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백악관 공식 사진, 다니엘 토록 촬영, 재판매 및 DB금지)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정상회담 장소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백악관 공식 사진, 다니엘 토록 촬영, 재판매 및 DB금지)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국이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라오스 등과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남북한이 '블록(진영) 외교'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캐나다 나이아가라에서 열린 G7 외교장관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조 장관은 회의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약식회동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독일·영국 등 주요국 외교장관과 연쇄 회담을 이어가며 각국과의 협력 관계 증진을 도모했다.

올해 한국은 캐나다의 초청으로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참석했고, 10월에는 G7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도 참석했다. 이번 조 장관의 외교장관회의 참석까지 이뤄지며 주변국 지위에서 벗어나 주요국으로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조 장관의 회의 참석은 주요 글로벌 의제들에 대한 한-G7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G7은 이번 외교장관회의를 진행한 뒤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들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재가동을 위한 임시 예산안 서명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장기인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됐으며 저소득층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인 스냅(SNAP) 등이 정상화됐다. 2025.11.13. /사진=민경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재가동을 위한 임시 예산안 서명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장기인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됐으며 저소득층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인 스냅(SNAP) 등이 정상화됐다. 2025.11.13. /사진=민경찬


한편 북한은 제3세계와의 교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3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통싸완 폼비한 라오스 외무상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라오스는 북한과 1974년부터 수교를 맺고 당·국가 차원의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은 지난달에는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러시아와는 군사적 협력을 넘어 사회·문화 분야로까지 다층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 공보위원회와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매스미디어부가 미디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상을 수여하며 관계 발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러시아 제1야당인 러시아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2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0일 자로 김 위원장을 비롯한 5개 인물·단체에 레닌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북한 모두 각자의 진영에서의 보폭을 넓히면서 동북아시아의 진영 양극화가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 입장에선 진영 대결 구도를 강화해 중국·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의 협상력 제고까지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미국 등을 '패권 세력권'이라고 지칭하고 본인 진영을 '자주 세력권'이라고 부르며 진영을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미국 등 서방세계와 교류하지 않고 자신의 진영 안에서 경제 모델을 찾고 이를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이 북한 대외 정책의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추구하는 '냉전' 수준의 진영 구축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의 역할 확대 노력에 더해 북한이 추구하는 진영 구축으로 인한 갈등 유발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북한의 목표대로 되려면)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완전히 탈동조화해서 각자의 진영을 공고히 하고 경제적 교류도 전혀 없어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며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보다 우리가) 외교·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면을 활용해 기존의 (미국 등과의) 협력은 강화하되 북한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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