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카뱅·케뱅 나란히 순익 ↓
소상공인·기업 시장은 건전성 관리 등 녹록잖아
'앱 고도화·계열사 시너지' 시중銀과 경쟁도 고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3분기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윤선정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1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1% 감소했다.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도 10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111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0.3% 감소했다.
인뱅의 가계대출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인뱅들의 과도한 가계대출 영업행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데 이어 올해는 부동산 과열로 대출규제가 쏟아져 취급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인뱅 중 주택담보대출·아파트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타격이 더 컸다.
올들어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약 8000억원 증가했고 카카오뱅크는 1조155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가속도가 예년의 3분의1 수준이다. 앱(애플리케이션)에서는 매일 아침 잠깐 열리는 대출을 받기 위한 '오픈런'이 반복된다.
두 은행은 새로운 대출수요를 찾기 위해 비슷한 시기에 개인사업자 대출로 방향을 틀었다.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겨냥한 자체 CSS(개인신용평가시스템)를 활용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규모가 늘고 있다. 하지만 가계대출만큼 수요가 크지 않고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폭발적인 확대에는 제한이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SME) 대출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확대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해서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IBK기업은행도 대형은행의 공세에 점유율이 올 3분기에 하락전환했다.
그럼에도 수익다변화를 위해 인뱅들이 비이자이익을 키우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자사 앱을 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해 MMF(머니마켓펀드)·채권 등 투자상품을 취급하고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다. 펌뱅킹·오픈뱅킹과 광고비즈니스도 수익을 가져다준다.
다만 시중은행들의 슈퍼앱 UI(사용자환경)·UX(사용자경험) 경쟁력이 어느새 인뱅 못지않게 고도화됐다는 점은 또다른 고민을 안긴다. 계열사를 통합해 결제·투자·보험 등을 하나의 앱에 연계해 편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신용대출의 95.6%, 펀드의 80%를 비대면·디지털 방식으로 취급한다.
대형은행 대비 기초체력이 부족한 인뱅은 디지털 경쟁에서 비용부담이 더 크다. 케이뱅크는 IT(정보기술) 투자와 마케팅비용 증가로 3분기 일반관리비가 급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원인이 됐고 카카오뱅크 역시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가 394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인뱅이 성장 '2라운드'로 넘어가기 위한 성장통에 진입했다고 본다.
한 인뱅 관계자는 "규제환경, 시중은행과 경쟁, 비용부담이 동시에 겹친 상황이어서 단기적인 실적개선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AI(인공지능)·스테이블코인 같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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