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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무너진 韓 바둑 대위기, 30대 삼총사 관록에 올인…中 잡고 삼성화재배 탈환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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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무너진 韓 바둑 대위기, 30대 삼총사 관록에 올인…中 잡고 삼성화재배 탈환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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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신진서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에이스의 조기 탈락 악재,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세계기전으로 올해 개최 30회째를 맞은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대형 이변이 발생했다. 신진서 9단이 지난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랴오위안허 9단(중국)에게 244수 만에 불계패해 무너졌다. 대국 중반에 놓친 주도권을 끝내 돌려놓지 못하고 상대전적 6승1패로 앞서던 상대에게 일격을 당했다.

신 9단의 삼성화재배 16강 탈락은 두 번째다. 처음 출전했던 2016년 대회에서 판윈러 당시 5단(중국)에게 16강에서 무릎 꿇었고, 9년 만에 악몽이 반복됐다. 겨냥했던 굵직한 목표도 모두 무산됐다. 메이저 세계기전 ‘V10’ 도전, 누적 상금 100억원 돌파(현 98억2000만원) 도전을 모두 다음으로 미룬다.

한국 바둑계도 충격에 빠졌다. 2012년 제1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신 9단은 국내외 통산 44개의 트로피를 들어온 절대 강자다. 이달까지 71개월 연속 국내 기사랭킹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인공지능 못지않은 정확한 수로 ‘신공지능(신진서+인공지능)’이라는 별명까지 보유했다. 바로 그 에이스가 무너지면서 기세가 크게 꺾였다.

한국 기사들의 제1목표였던 우승컵 탈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 최다 우승국(14회)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직전 대회서 2연패를 달성한 중국 기사랭킹 1위 딩하오 9단을 앞세운 중국(13회)의 거센 위협을 받고 있다.

제30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진출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제30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진출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아쉬움이 남지만, 희망은 남아있다. 8강에 안착한 3명의 30대 태극전사, 박정환(32)·강동윤(36)·김지석(36) 9단이 임무를 이어간다. 셋은 나란히 13일 열릴 2일 차 8강전에 출격한다. 박 9단은 양딩신 9단(중국)과 대결하고, 강 9단과 김지석 9단은 한국 내전을 펼친다.


3인방이 두루 갖춘 경험과 관록에 기대를 건다. 역대 한국 기사 상금 2위(102억8000만원)에 빛나는 박 9단은 신진서 이전에 한국 바둑을 대표하던 얼굴이다. 국내 기사랭킹에서도 신진서를 잇는 2위다. 삼성화재배 우승 경력도 있다. 2021년 결승에서 신진서를 꺾고 트로피를 들었다. 상대전적에서 7승2패로 앞서는 양딩신과의 일전을 넘어 4년 만의 우승을 정조준한다.

박정환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강 9단과 김 9단은 각각 국내 기사랭킹 7위와 9위다. 상대전적에서는 강 9단이 20승19패로 미세하게 앞서지만, 사실상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강 9단은 삼성화재배 최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2002년부터 삼성화재배 예선을 두드려 2번의 8강 진출(2012·2014년)을 빚은 게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하면 생애 처음으로 삼성화재배 준결승에 진출한다.


김 9단은 박 9단과 마찬가지로 삼성화재배 우승자 출신이다. 2014년 결승에서 탕웨이싱 9단(중국)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우승 이후로는 5차례 예선 탈락을 겪는 등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기회로 다시 한번 우승 고지를 바라본다.

강동윤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강동윤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김지석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김지석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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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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