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라스트 찬스’를 외친다. 대체 발탁으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선다. 이어 1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격돌한다. 이를 앞두고 지난 10일 충남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해 2연전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배준호는 애초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소집을 하루 앞두고 이동경(울산 HD)이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자 대체 발탁으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사실 지난 6월 A매치까지만 하더라도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손흥민(LAFC)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 눈도장을 찍었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2도움·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전)를 생산하며 손흥민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떠올랐다.
배준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중요한 타이밍, 대표팀 호출이 끊겼다. 치열한 2선 경쟁에서 한 걸음 멀어졌다. 지난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 동행했으나 기대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10월에는 A대표팀 대신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어깨 부상을 당해 조기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다시 달릴 시간이다. 내년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기 위해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번 2연전이 올해 마지막 A매치인 만큼, 홍 감독은 경기 후 월드컵에 나설 라인업을 대부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배준호가 대표팀 명단에서 빠지기 시작한 시점을 살펴보면 홍 감독이 월드컵을 대비해 수비를 강화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을 때다. 이전 포백 수비 체제에서 측면 자원은 공격적인 재능이 우선이었다. 반면 스리백 포메이션 상에서는 공격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수비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이재성(마인츠)이 현 체제에서 단연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배준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배준호의 공격적인 재능, 이미 기록으로 증명했다. 번뜩이는 1대1 돌파와 드리블, 그리고 클러치 능력은 인정받았다. 홍 감독 역시 “K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유럽에 진출한 선수”라며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칭찬한 바 있다. 다만 전술에 맞는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운명적 막차’에 몸을 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증명뿐이다. 배준호가 절실함을 무기로 경쟁의 한복판으로 다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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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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