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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종묘 보존 방법 강구,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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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종묘 보존 방법 강구,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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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서 밝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 개발계획에 대응해 종묘 경관과 조망을 지키겠다는 문체부 방침을 두고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최 장관은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법원은 서울시의 조례 개정 절차가 적법했다고 판단한 것이지 (세운상가) 개발계획 자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종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문체부가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대법원 판결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문체부 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일부개정안 의결 무효 소송에서, 문화유산법 해석상 보존지역 바깥에 대해서까지 서울시가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조례를 정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세운상가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의 고시도 이뤄졌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높이 계획 변경을 뼈대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새 고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는 당초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변경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바로 앞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셈이다.

최휘영(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를 찾아, 최근 서울시의 세운상가 개발계획에 따른 입장과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최휘영(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를 찾아, 최근 서울시의 세운상가 개발계획에 따른 입장과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체부가 세운상가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개발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종묘 보존과 개발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정치적인 갈등을 불러온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무작정 보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균형 있는 의사결정 과정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성급하게 장관답지 않은 언어를 사용해서 정치적 소용돌이를 일으킨 데 대해 공직자로서 언행에 주의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립과 충돌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은 정말 안 좋은 일"이라며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최 장관은 대법원 판결 다음 날인 7일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함께 종묘 정전을 찾아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 '해괴망측한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권한을 조금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다하겠다는 서울시의 발상과 입장을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장관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