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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또 지뢰 ‘펑’…평화협정 좌초 위기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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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또 지뢰 ‘펑’…평화협정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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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군 2명 지뢰 밟아 중상…“캄보디아 새로 설치”
태국, 포로송환 등 평화합의 이행 전면 중단 선언
트럼프 중재 아래 서명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태국과 캄보디아의 평화협정이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좌초 위기에 놓였다. 국경 지역에서 새로운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누틴 찬위라꾼(가운데) 태국 총리,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누틴 찬위라꾼(가운데) 태국 총리,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이날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를 이유로 캄보디아 병사 석방 등 모든 평화협정(쿠알라룸푸르 평화선언) 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태국 북동부 시사켓주 국경 지역에서 정기 순찰 중이던 태국 군인 2명이 지뢰를 밟고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 국경 무력충돌 이후 불과 넉 달 만에 7번째 발생한 지뢰 사고다.

이번 폭발에 대해 태국군은 “최근 설치된 신형 지뢰로 추정된다”며 “캄보디아 측의 적대행위가 여전하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아누틴 총리도 “캄보디아 측의 적대적 행위가 줄지 않고 있어, 더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합의 이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평화협정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순차 예정됐던 캄보디아군 포로 18명의 송환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중재 아래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양국은 협정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국경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고, 국경지대 모든 지뢰를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태국은 국경 분쟁으로 지난 7월부터 태국에 억류된 캄보디아 병사 송환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아누틴 총리는 태국 외교부와 국방부에 아세안(ASEAN) 등 국제 감시단체에도 항의서한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그는 오는 12일 시사켓주를 방문해 부상당한 군인을 위문하고, 평화협정 대응 방침 논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아직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태국은 이날 캄보디아 내 사이버 사기 범죄 조직에 대한 단속도 함께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