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기자]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은 11살 라일리의 의인화된 감정들이 갈등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2026년 소비자는 '라일리'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뭘 원해?" 그러나 극중 라일리처럼 감정을 소모하진 않는다. AI가 감정의 핏(Fit)에 맞춘 상품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6>(미래의창)은 2026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개를 발표했다. ER 이코노믹리뷰는 키워드별 공감대 조사를 10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5점 척도로 진행했다. 본 결과는 경제 고관여 소비자의 경향성을 의미하며, 모집단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 공감 1위 '건강지능 HQ' … 2030대 1위 '제로클릭'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은 11살 라일리의 의인화된 감정들이 갈등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2026년 소비자는 '라일리'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뭘 원해?" 그러나 극중 라일리처럼 감정을 소모하진 않는다. AI가 감정의 핏(Fit)에 맞춘 상품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6>(미래의창)은 2026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개를 발표했다. ER 이코노믹리뷰는 키워드별 공감대 조사를 10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5점 척도로 진행했다. 본 결과는 경제 고관여 소비자의 경향성을 의미하며, 모집단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 공감 1위 '건강지능 HQ' … 2030대 1위 '제로클릭'
소비자가 가장 많이 공감한 상위 25% 키워드는 건강지능 HQ·근본이즘·프라이스 디코딩이다. 이 키워드들은 구매 결정에 '디폴트 요인'이 될 것이다. 중위 50% 키워드는 픽셀라이프·필코노미·1.5가구·AX조직이며, '유행어'처럼 마케팅·브랜딩에 자주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공감도가 낮은 하위 25%는 휴먼인더루프·레디코어·제로클릭으로, '특정 계층'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 그룹 내 TOP3 키워드는 HQ·근본이즘·픽셀라이프이다. 남성 그룹은 HQ·프라이스 디코딩·근본이즘이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제로클릭, 4050대는 HQ에 가장 공감했다.
(1) 건강지능 HQ(4.43점) : 삼성헬스, 캐시워크, 손목닥터9988+
소비자들이 AI를 활용하여 건강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다. 뒤집어 말하면, 모든 비즈니스가 소비자에게 HQ 테스트를 받는 셈이다. 현재 천편일률적인 성취와 보상 체계를 넘어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주는 서비스가 급부상할 수 있다.
(2) 근본이즘(4.07점) : 담양 추성주 등 지역 전통주, 검증 서비스
소비자는 점점 더 근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역설적으로, '진짜 같은 가짜 광고'는 더욱 교묘해질 것이다. 이로 인해 '진짜'를 인증받은 브랜드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진위를 가려내는 디지털 검증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3) 프라이스 디코딩(4.01점) : 쿠팡·예스24의 AI 리뷰 요약
소비자가 제품 가격(Price)을 암호해독(Decoding) 하듯 분석한 후에 구매하는 태도다. 기업이 매긴 제품 가치인 가격을 소비자가 '나의 자산'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개인 효능감을 극대화해 주는 브랜드와 소비자 후기의 텍스트마이닝 서비스가 일반화될 것이다.
(4) 픽셀라이프(3.92점) :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밴드그룹 QWER
개인 취향이나 관심사가 픽셀 단위로 세분화되어 소비되는 현상이다. 정서적 효용을 만족시키는 브랜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덕후 소비 문화'가 분야별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픽셀라이프의 우연한 합집합을 마치 메가트렌드처럼 해석하는 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5) 필코노미(3.85점) : 오늘밤엔, LG 씽큐 온, IP 패키지 상품
소비 동력이 '필요'에서 '필'로 이동하는 경향이다. 여기서 필은 즉흥성보다 '타이밍'에 가깝다.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 식의 1차원적인 감성 소비가 아니다. 필요한 제품도 소비자의 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으면 구매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6) 1.5가구(3.83점) : 켄싱턴리조트 충주의 '펫 요가' 프로그램
혼자 살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거나, 함께 살지만 독립 공간을 유지하는 등 자율성과 연결성의 균형을 추구하는 주거 혹은 가구 형태다. 이를 추구하는 소비자 특성상 '튀는 서비스'보다 자연스럽게 생활과 연결된 서비스가 더 주목받을 수 있다.
(7) AX조직(3.70점) : OKR, 백색소음형 스터디 카페
AI 기술에 따른 유연한 조직을 뜻한다. 이를 4050세대는 팀의 결합·해체가 자유로운 레고형 구조로 받아들인다. 저자들도 그런 의미로 사용했고, 대표 사례로 타팀 차출의 용이성, 기업 내 평가 기준 OKR을 들었다. 하지만 공감도가 가장 높은 20대는 오히려 타팀이 배제된 독립적인 에이전시형 조직으로 해석한다. 소비 관점에서는, 자유롭게 회의가 가능한 소음형 스터디 카페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8) 휴먼인더루프(3.62점) : SKT의 Telco LLM, 신한금융의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정보 공유 시스템', 레벨 2~3 자율주행
AI의 판단 과정(Loop)에 인간(Human)이 개입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20대가 최저점, 30대가 최고점을 기록했다. 챗GPT로 대학 과제를 한 20대는 AI 추천을 바로 수용하고, AI 기술로 실무를 하고 있는 30대는 AI 추천을 받되 소비자 평가로 한 번 더 확인한다.
(9) 레디코어(3.61점) : 캐치테이블,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
'준비된 상태', 미래를 현재로 통제하려는 소비경향이다. 주도권을 불확실한 변수가 아닌 나 스스로 가지려는 것이다. 소비자 개인의 준비를 돕는 브랜드가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불확실한 사후를 통제하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10) 제로클릭(3.59점) : AI 추천 배차, 콘텐츠형 쇼츠 광고
소비자의 클릭 없이도 AI가 검색·선택 해주는 소비 성향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넓게는 클릭이 필요 없는 콘텐츠형 광고도 포함된다. 20대 공감도가 가장 높지만, 전체 공감대는 가장 낮다. 다수 소비자는 아직 AI추천을 테스트 단계로 보는 것이다.
■ "AI야, 내 마음을 맞춰봐."
왜 HQ가 전체 1위일까? 저자들은 기대 수명 증가와 건강의 자산화를 꼽는다. 실제로 4050대가 HQ에 가장 큰 공감을 보인다. 그런데 이면에는 '통제권 이동'이 있다. 그들은 스마트워치로 심박수와 수면 데이터를 확인한다. 건강검진을 기다리지 않고 내가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시스템이 세상을 지켜주어야 한다'라고 믿었던 세대가 그 믿음의 균열에 서 있는 것이다.
HQ를 비롯해 전체 키워드를 엮는 코어 키워드는 따로 있다. '필'이다. 필코노미가 다른 키워드들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다. 즉, 소비자들이 상위 키워드에 공감할수록 필코노미에도 공감하는 경향이 강했다.
HQ와 근본이즘이 상위에 오른 것은 감정의 품질을 높여주는 안정·신뢰·회복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픽셀라이프와 1.5가구는 감정의 소비 단위를 미시적으로 재조정한다. 휴먼인더루프·제로클릭·레디코어·AX조직·프라이스 디코딩은 필코노미의 작동 기반이다.
정리하면, 소비자는 '무엇을 고를지'보다 '내 감정에 얼마나 맞는가?', 즉 딱 맞는 옷처럼 필에 얼마나 핏하게 들어맞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감정을 소모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소비자는 버즈를 끼고 AI에게 속삭인다.
"AI야, 내 마음을 맞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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