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OTT 텐센트, ‘양적 성장’에서 ‘효율 중심 글로벌 전략’ 전환

AI·현지 IP 결합한 글로벌 효율 전략 가속
방미통위, ‘2025 국제 OTT 포럼’ 개최
텐센트 ‘WeTV’ 173개국 진출·3억 다운로드 달성
AI 추천·제작 자동화로 이용자 경험 극대화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중국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텐센트 비디오가 중국시장 공략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경험을 ‘2025 국제 OTT 포럼’에서 공유했다.

제프 한 텐센트 그룹 온라인 비디오 부문 부사장이 6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5 국제 OTT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AI·현지 IP 결합한 ‘효율 전략’ 가속화

6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5 국제 OTT 포럼’에 참석한 제프 한(Jeff Han) 텐센트 그룹 온라인 비디오 부문 부사장은 “이제는 양적 확장보다 효율성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텐센트는 AI, 데이터 분석, 현지화된 IP 투자를 통해 글로벌 OTT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2019년 글로벌 OTT 브랜드 ‘WeTV’를 론칭하며 해외 공략에 나섰다. 첫 진출지는 태국이었다.

한 부사장은 “인터넷 보급률, 유료결제 의사, 중국 콘텐츠 수용성 등을 고려해서 정했다”며 “현지 소비자들이 중국식 드라마와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후 텐센트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진출했지만, 초기에는 과도한 확장으로 일부 시장에서 손실을 경험했다. 이에 따라 전략의 초점을 ‘효율 중심’으로 전환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시장에서 집중하자”는 판단 아래 현재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핵심 거점으로 삼았다.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성과로 이어졌다. WeTV는 현재 173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누적 다운로드 3억1200만 건, 5만 시간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틱톡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중국 드라마 5편 중 4편이 WeTV 작품일 정도로, 텐센트의 콘텐츠 파급력은 동남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팬덤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텐센트의 대표 IP인 중국 애니메이션 ‘소울랜드(Soul Land)’는 글로벌 조회수 10억 회를 돌파하며 자체 콘텐츠의 글로벌 가능성을 입증했다. WeTV는 이를 기반으로 태국·인도네시아 오리지널 시리즈를 매년 10여 편 이상 제작하고, 향후 예능·리얼리티 포맷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텐센트 비디오 연도별 주요 이벤트(사진=윤정훈 기자)

‘중국+로컬’ 결합… 효율 중심의 성장 전환

텐센트 OTT의 핵심 키워드는 ‘AI와 효율성’이다.

한 부사장은 “가입자 경쟁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AI 기반 큐레이션과 자동화를 통해 이용자 경험을 높이고, 제작 효율을 최적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텐센트 비디오는 이미 AI 추천 시스템과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션을 전면 도입했다. 콘텐츠 소비 패턴과 시청 시간대, 시리즈 완주율 등을 분석해 ‘개인화 추천’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동시에 AI는 콘텐츠 기획·제작 과정에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텐센트는 ‘중국 콘텐츠 + 로컬 스토리텔링’ 모델을 통해 현지 제작 생태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제프 한은 “이제는 단순히 중국 드라마를 수출하는 시대가 아니다. 현지 창작자와 함께 새로운 IP를 만들어 가는 협력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텐센트의 글로벌 성공 전략은 단지 플랫폼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콘텐츠 IP의 체계적 투자와 내재화 전략이 있다. 2015년 설립된 텐센트 자회사 ‘펭귄 픽처스(Penguin Pictures)’는 ‘도묘필기’, ‘전지적 독자 시점’, ‘사해묘문’ 등 ‘슈퍼 IP’를 탄생시키며 텐센트의 IP 제국을 구축했다.

또 정오양광, 화책미디어, 린몬픽처 등 주요 제작사와 협력해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전 장르에서 오리지널 제작 라인업을 강화했다. 현재 200명 이상의 프로듀서(PD)들이 상시 제작을 담당하며, 글로벌 수준의 제작 역량을 확보했다.

한 부사장은 “IP 확보는 단순한 콘텐츠 투자가 아니고, 이 IP를 기반으로 예능, 애니메이션, 게임, 굿즈까지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 자산화’ 전략”이라며 “트래픽, VIP 멤버십, 상업화, 브랜드 평판 등 모든 측면에서 업계 선두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