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대구·경북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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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서 ‘쉬었음’ 상태인 이들의 비중이 4년째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처럼 육아 등을 이유로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이들은 줄었지만 기업과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칭’ 등으로 인해 휴식을 택한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보다 9천명 늘어난 1622만명으로 집계됐다. 15살 이상 중 비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줄어든 35.4%로 1999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60대 이상에서만 유일하게 증가했고 20대·30대를 포함한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했다.
다만 비경제활동인구 중 사유로 ‘쉬었음’을 든 숫자는 전년 동월 대비 7만3천명 증가한 264만1천명에 달해,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퇴직이나 건강 등 이유로 구직을 단념하는 경우가 많은 70살 이상(21만8천명)이 지난해보다 4만명 증가하며 가장 크게 늘었다. 30대가 전년 대비 1만9천명 늘어난 32만8천명으로 두번째로 크게 증가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2022년 8월 이후 4년째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청년층(15∼29살)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3.0% 줄어든 44만6천명으로 조사됐다.
30대 쉬었음 인구 증가 추세는 이 연령대 인구 자체가 늘어난 데다 최근의 저출생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데이터처의 분석이다.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는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상태를 ‘육아’ ‘가사’ ‘재학·수강’ ‘쉬었음’ 등으로 분류한다. 전반적인 저출생 추세로 과거에 비해 30대에서 육아로 인한 비경제활동 상태는 줄고, 쉬었음 등 다른 사유의 비경제활동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육아로 인한 비경제활동인구가 2020년 8월 119만8천명에서 올해 8월 68만4천명으로 6년 새 43% 감소하는 동안 쉬었음을 택한 비경제활동인구는 246만2천명에서 264만1천명으로 7.3% 늘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이 기간 29만9천명에서 32만8천명으로 증가했고, 30대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이 차지하는 비중도 18.0%에서 27.7%로 커졌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30대 비경제활동 인구의 활동상태에서 쉬었음의 상대적인 비중은 올라가고 있는데, 육아 등 다른 활동상태가 줄면서 (쉬었음 등) 다른 활동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성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쉬었음 이유는 ‘몸이 좋지 않아서’(32.0%)가 가장 많았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27.3%),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17.4%)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30대는 이직과 전직이 빈번한 연령대인데 그 과정에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29살 쉬었음 인구 중에서도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작년보다 3.3%포인트 오른 34.1%로 집계됐다. 청년층 10명 중 3명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마지못해 쉬고 있는 셈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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