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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북미회담 대비한 정황…내년 3월이 정세 분기점”

동아일보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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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북미회담 대비한 정황…내년 3월이 정세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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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방러 출국 막판까지 고심

핵무장 관련 발언수위 조절하기도

내년 한미훈련 이후 대화 가능성

金 건강 양호…독자적 우상화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1월 1일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하시였다”라고 보도했다.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며, 작년 러시아에 파병된 특수부대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1월 1일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하시였다”라고 보도했다.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며, 작년 러시아에 파병된 특수부대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4일 “국가정보원이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 온 동향이 확인됐다. 내년 3월이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 “내년 3월 이후 북미 회담 정세 분기점”

여야 간사에 따르면 이날 국정원은 정보위 국감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됐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 온 동향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 행정부에서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레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도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적 발언을 자제하면서 수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의지를 표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 여지를 감안해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했다. 이에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3월 이후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국정원은 내다봤다.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 이후 북한 열병식이 개최되는데, 이 때가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한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국정원의 보고 내용이다.


● “중국-러시아와는 관계 다지기 주력”

북미 대화 가능성과 별개로 북한은 최근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러시아 파병과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조성된 유리한 전략적 환경을 토대로 중러 관계 다지기와 대외 관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 관련 “북한 군수 책임자들의 러시아 방문이 활발해지고 있어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며 “북 파병군 1만여 명은 현재 러시아 부근에 전진 배치되어서 경비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 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고, 건설 (인력) 5000여 명은 인프라 복구에 투입됐다. 북한에선 추가 파병을 위한 차출 동향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련해서도 “(김 위원장의) 9월 방중 이후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하고 있다”며 “우호적 기류는 양국 교역에 반영돼 북한의 9월 대중국 무역액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북한의 무인기, 재래식 무기 개량 사업에 대해서는 “상당히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달 12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심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화성-20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해서는 “화성-19형 대비 동체를 경량화한 것과 추진체의 성능이 개량된 것이 특징”이라며 “탄두 탑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김정은, 건강 큰 이상 없어”


한편 김 위원장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치적 부각하고 민심 관리에 전념하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기저 질환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도) 무리 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독자적인 우상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아버지인) 김정일을 뛰어넘는 통치 기반(을 토대로) 독자적인 우상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모자이크 벽화, 새로운 뱃지 등 우상화 작업이 포착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러시아에 파병된 (병력에 대한) 영웅화로 자신의 러시아 파병을 주요 업적으로 부각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 간 접전 지역을 탈환함으로써 이것을 1950년대에 이은 새로은 전승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 관련해서는 “올해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유력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나 중국 동행 이후 공개 활동이 낮아져서 예년 수준”이라며 “특히 최근 60일 동안 잠행 중으로 보이는데, 현 지도자인 김정은이 부각되는 것보다 후계 논의가 부각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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