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베트남 명품 배우들이 연기한 韓 신파 [시네마 프리뷰]

뉴스1 정유진 기자
원문보기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베트남 명품 배우들이 연기한 韓 신파 [시네마 프리뷰]

속보
'부정선거 수사단 선발' 노상원 1심 징역 2년…내란특검 첫 결과

5일 개봉 한국·베트남 합작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리뷰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감독 모홍진)는 한국과 베트남의 합작 영화다. 배급사인 싸이더스에 따르면 이번 합작은 단순한 기술 교류 수준이 아닌 스토리 개발 단계부터 한국과 베트남이 3년여간 협업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베트남 시장을 노리고 제작한 작품인 듯 주연은 모두 베트남의 인기 배우들이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에게 엄마를 버리러 한국에 가기로 결심한 아들 환을 연기한 뚜언 쩐은 베트남에서 남자 배우 최초로 영화 흥행 수익 1000억 동을 넘겨 '천억동 배우'로 불린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그의 어머니 레티한을 연기한 홍다오 역시 '베트남의 국민 엄마'라 부를 만큼 현지에서 신뢰도가 높은 명품 연기자다. 두 배우가 눈물겨운 모자 관계를 연기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새로운 배경에서 한국적인 신파극 펼쳐내며 익숙한 듯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영화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베트남의 '길거리 이발사' 환(뚜언 쩐 분)의 삶을 그리며 시작한다. 환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어머니 레티한(홍다오 분)을 돌보며 살아간다. 레티한은 젊은 시절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나, 알츠하이머의 증세가 더해질수록 철부지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스스로도 투병 중인 환은 일도 하고 돈도 벌고, 또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엄마를 돌보느라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간다. 레티한은 젊은 시절 한국에 시집을 간 적이 있었고, 그곳에서 환의 이부 형인 '지환'을 낳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중에도 한국에 두고 온 어린 아들 지환을 애타게 찾아헤매는 어머니 레티한을 보며 환은 못내 섭섭함을 느낄 때가 많다. 레티한의 국적은 아직 한국. 환은 아들을 따라 거리를 전전하며, 때때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하는 레티한이 한국의 복지 혜택을 받는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결국 엄마를 한국에 있는 형에게 맡기기로 마음먹는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전형적인 가족 영화다.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를 쌓아나간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밝은 인물들이 겪어내는 삶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 발견하는 가족의 의미 등을 눈물겹게 펼쳐낸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찝찝함 보다는 산뜻한 느낌이 남는다. 일반적인 신파극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띠는 특유의 톤앤매너 덕이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스틸 컷


이야기의 전개는 느리고, 인물들은 온통 착하고 밝다. '악인'이 존재하지 않는 영화다. 합작 영화인 만큼, 양국 관객들의 자극할 만한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인 듯하다. 이는 어떤 관객들에게는 지루한 요소로 비칠 수 있고, 어떤 관객에게는 영화에 호감을 갖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상업 영화보다는 독립영화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배우들의 열연은 인상 깊다. 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두 베트남 배우는 현지에서의 명성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준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중년의 여성의 모습을 실감 나게 연기한 홍다오의 연기에서는 관록이 느껴지고, 뚜언 쩐은 풍부한 감성으로 과연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남자 배우다운 면모를 보인다. 배우 정일우는 젊은 시절 레티한과 결혼한 다정한 한국인 남편 정민을 연기했다. 상영 시간 118분. 오는 5일 개봉.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