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경기 열린 현장 찾아
팬들 "주변 배구 팬들은 다 봐…선수들 지지해"
지난 28일 오후 7시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진행됐다. 사진은 경기장 입구 앞 모습. /김명주 기자 |
'신인감독 김연경'이 일요일 예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감독이 돼 다시 코트 위로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의 활약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예능적 웃음과 스포츠의 감동이 어우러진 맛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두각을 나타낸 프로그램은 유튜브 채널 개설, 굿즈 판매 등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를 짚고 배구 팬들에게 직접 프로그램의 매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신인감독 김연경'이 방송을 거듭할수록 화제를 모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양한 요소가 매력으로 꼽히는 가운데 배구 팬들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에 <더팩트> 취재진은 배구 팬들에게 '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 이유를 물어봤다.
지난 28일 오후 7시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는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맞붙는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이에 앞선 오후 5시 30분께 매표소에서 티켓을 산 관객들은 경기장 안으로 속속들이 입장했다.
이날 경기장 입구 앞에서 만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 팬들 다수는 기자가 MBC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에 대해 묻자 미소를 지었다. 프로그램이 배구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전한 이들은 본방 사수부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애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40대 남성 윤현민 씨는 "제가 아는 배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본다"며 "주로 OTT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30대 기 모 씨는 "TV와 유튜브로 보고 있다"며 "재밌는 것 같다. 배구 팬들 사이에서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28일 오후 5시 30분께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 입구 앞에서 만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 팬들 다수는 '신인감독 김연경'을 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주 기자 |
배구 팬들은 지도자로서 김연경 감독의 모습과 '필승 원더독스' 선수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매력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김연경 감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른 인기를 자랑했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보러 온 10대 나 모 양은 "배구 자체에 원래 관심이 많았는데 김연경이 좋아서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감독으로서 카리스마 있게 선수들을 잘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려고 하는 리더십이 있다"고 관심을 표현했다.
70대 남성 고 모 씨는 "김연경은 키가 크고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김연경이 선수들을 가르치는 감독이 됐다. 프로그램을 보니 사람을 포용하는 리더십이 있더라. 감독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50대 남성 A 씨는 "프로 무대에 데뷔를 못 한 선수들과 방출된 선수들이 다시 도전하는 서사가 재밌다"고, 직장 동료와 함께 경기장에 방문한 20대 여성 배 모 씨는 "김연경 감독이 맡아 지도하는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이 궁금해서 보게 된다"고 시청 이유를 전했다.
지난달 5일과 12일 방송된 '신인감독 김연경' 2~3회에서는 '필승 원더독스'가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펼친 모습이 그려졌다. 0년 차 김연경 감독과 30년 차 베테랑 김호철 감독이 지략 대결을 쳘친 뜨거운 접전 끝에 '필승 원더독스'는 세트 스코어 1:3으로 IBK기업은행에 패배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팬들은 '필승 원더독스'와 IBK기업은행이 경기를 펼친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동안 IBK기업은행이 아닌 '필승 원더독스'를 응원하게 됐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 28일 오후 5시 30분께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IBK기업은행 배구 팬들은 이진 구혜인 등 방출된 선수들을 응원한다고 이야기했다. /MBC |
IBK기업은행 팬인 50대 여성 이민수 씨는 "그 순간만큼은 '필승 원더독스'를 응원했다. 선수들이 많이 노력을 했고 김연경 감독도 열심히 준비한 것이 보였다. '필승 원더독스'가 패배한 모습에 눈물이 날 뻔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찬가지로 IBK기업은행 팬인 40대 여성 조 모 씨는 "'필승 원더독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IBK기업은행 팬이지만 '필승 원더독스'에 예전부터 눈여겨봐 왔던 선수들이 있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이들은 이진 구혜인 등 IBK기업은행에 있다가 방출된 '필승 원더독스' 선수들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조 모 씨는 "구혜인 선수에게 특히 마음이 쓰였다. 계속 꾸준히 열심히 했는데 방출돼서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IBK기업은행 팬인 20대 여성 이 모 씨는 "이진이 잘했으면 좋겠다. 실력이 있는데 프로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간다"고, 10대 남성 강민 군은 "이진은 토스 불안정이나 잦은 범실로 방출됐다고 생각하는데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아쉬웠던 모습을 뉘우친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격려했다.
이 외에 배구 팬들은 '필승 원더독스'의 표승주 윤영인 인쿠시 선수 등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20대 남성 최 모 씨는 "윤영인 선수와 인쿠시 선수를 주목하고 있다"며 "인쿠시 선수는 김연경 감독이 많이 아끼는 것 같고 윤영인 선수는 공격을 잘하는 것 같다"고 지지했다.
이어 나 모 양은 "표승주 선수를 응원한다. 프로 선수였는데 갑자기 은퇴하게 돼서 안타깝다"고, 고 모 씨는 "표승주 선수는 기복이 없이 꾸준하게 잘하는 선수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힘을 보냈다.
'신인감독 김연경' 2~3회에서는 '필승 원더독스'가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펼친 모습이 그려졌다. /MBC |
그간 배구는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단독 예능과 2부 리그가 없고 팬 저변과 대중의 관심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만난 배구 팬들 역시 이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고 모 씨는 "2부 리그가 필요하다. 2부 리그에 갔다가 1부 리그로 올라올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니 선수들이 설 자리가 없다. 선수들이 장래가 보장 안 되니까 충분히 성장하기 어렵다"고, 40대 남성 장 모 씨는 "아무래도 이전까지는 김연경 파워가 있었는데 그가 은퇴한 후에는 관객들이 경기장에 많이 안 오는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배구 팬들은 '신인감독 김연경'이 배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넓힐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함과 동시에 프로그램을 통해 배구가 더욱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60대 여성 B 씨는 "저도 보고 남편도 보고 딸도 프로그램을 보지만 배구 팬이 아닌 주변인들도 많이 본다. 배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 커질 것 같다"며 "배구에 대해 잘 몰라도 알기 쉽게 설명을 잘해준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진입 장벽이 낮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민 군은 "올해 특히 JTBC 예능 '최강야구'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방영하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배구는 팬덤이 두터운 것이 아니라 신규 팬들의 유입이 필요한데 팬층이 커지는 데 있어서 '신인감독 김연경'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신인감독 김연경'이 짧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2~3년의 시간을 거쳐 유지된다면 대중들이 배구의 매력을 느낄 기회가 더 커지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신인감독 김연경' 열풍①] 김연경에 웃음·감동까지…스파이크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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