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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의 집수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 서울 아파트 보유세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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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의 집수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 서울 아파트 보유세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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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현실화율 동결 방침…강남·한강벨트 시세상승분만 반영해도 공시가 30∼40%↑
보유세도 1년새 40∼50% 늘듯…공정시장가액비율 올리면 세부담 상한까지 인상 속출
국토부, 13일 공시가격 공청회 개최…공시제도 개편 방안 공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내년도 공시가격이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없이도 보유세가 40∼50%까지 오로는 단지들이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의 초고가 주택은 물론, 올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강북 한강벨트 라인의 준고가 단지들도 시세 상승만으로 세부담 상한까지 보유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현실화율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3일 '부동산 가격공시 정책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내년도 현실화율을 비롯한 공시 계획 수정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서울 한강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한강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해도 한강벨트 보유세 세부담 상한까지 올라

3일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의뢰해 서울 주요 아파트의 내년 공시가격과 보유세를 추정한 결과 강남은 물론 한강벨트 일대 1주택자 보유세가 올해보다 30∼50%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전국 평균 69%)으로 동결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각각 올해와 같은 60%, 45% 수준으로 유지해도 작년보다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세 부담이 급증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강남은 물론 집값 상승을 선도한 한강벨트 지역의 시세 20억∼30억원(공시가격 15억∼20억원) 선의 종부세 대상 아파트 보유세가 크게 늘어난다.

일부 인기 단지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 상승폭이 세부담 상한인 50%(전년도 세액의 1.5배)까지 오를 전망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59㎡는 최근 실거래가가 25억원 선으로, 이 가격이 올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공시가격이 작년 13억3천800만원에서 올해 17억6천53만원선으로 31% 넘게 오를 전망이다.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70%)을 유지해도 시세 상승분 만으로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30% 이상 오르는 것이다.

이대로면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올해 299만6천원에서 내년에는 416만2천원 선으로 세부담 상한인 50%까지 보유세가 뛴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8㎡ 역시 내년도 추정 공시가격이 18억4천300만원으로, 올해(13억6천400만원)보다 35%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유세도 올해 256만원에서 내년 353만원으로 50% 상승한다.

공시가격이 이들 단지보다 낮은 곳도 상승폭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아파트 전용 84.9㎡는 내년 추정 공시가격이 13억4천740만원으로 올해(11억7천900만원)보다 14%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보유세는 올해 226만원에서 내년 279만원으로 30%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초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권은 집값이 높아 보유세 절대 세액이 크게 늘어난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연말까지 시세 변동이 없다면 올해 추정 공시가격은 29억9천740만원 선으로, 올해(20억4천700만원)보다 46%가 넘는 10억원 가까이 상승한다.

당연히 보유세도 올해 700만원 선에서 내년엔 세부담 상한까지 증가해 1주택이어도 보유세가 1천만원대 대열에 오른다.

잠실 주공5단지도 올해 집값 상승분만으로 공시가격이 44% 이상(23억1천300만→33억3천700만원선) 오르면서 보유세가 올해 867만원에서 내년에는 1천260만원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보유세는 세부담 상한에 걸려 당해 년도에 납부하지 않은 세액은 통상 3년에 걸쳐 분납하게 된다.

다만 서울의 중저가 단지를 포함해 올해 시세 상승폭이 크지 않은 곳은 보유세도 덜 오른다.

영등포구 대방동 e편한세상 1차 전용 84㎡는 내년 공시가격 추정액이 8억7천111만원으로 올해(8억4천만원)보다 3.7% 오르면서 보유세는 127만5천원에서 내년에 138만5천원으로 11만원(10.7%)가량 오른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매물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중개업소 매물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 13일 공시가격 공청회서 윤곽…공정시장가액비율 손대면 세부담 더 커져

국토부는 이처럼 올해 강남은 물론 한강벨트에 포진한 시세 20억∼30억원(공시가격 15억∼20억원) 선의 종부세 대상 아파트 보유세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공시가격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현실화율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을 유지하는 것으로 현재 국토부는 방침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들어 3년 연속 2020년 수준의 현실화율을 적용하면서 현재 공동주택 현실화율이 평균 69%선으로 낮아져 있는데 4년 연속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는 10·15대책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은 서울 강북은 물론 수도권까지 '3중 규제'로 광범위하게 묶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보유세 폭탄'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뿐만 아니라 67개의 행정 목적으로 사용돼 공시가격이 오르면 지역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기초수급 대상 탈락자가 속출하는 등 후폭풍이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달 13일 적정 공시가격 책정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열고 내년도 현실화율을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국토부는 국토연구원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안을 놓고 연구 용역을 진행중인 만큼 앞으로 현실화율 개편 수정안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손질에 따라 세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최대 95%까지 높아졌던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당초 60%인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43∼45%로 낮춘 상태다.

만약 정부가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더 높이기 위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까지만 높여도 올해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시내 주요 아파트의 보유세가 일제히 세부담 상한까지 치솟는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현실화율 제고 없이 올해 시세 상승분만 반영하면 내년 공시가격 추정액이 33억6천900만원 선으로, 올해(28억5천300만원)보다 18%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유세가 올해 1천315만원에서 내년에는 1천700만원 선으로 32.6%가량 늘어난다.

그러나 여기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만 80%로 높이면 보유세는 200만원 높은 1천900만원선으로 뛰며 세부담 상한까지 오르게 된다.

여기에다 내년도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환원할 경우에는 재산세만 납부하는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도 집값 상승분 외에 공정시장가액비율 변화에 따른 세부담이 발생한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올해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내년 공시가격이 8억5천800만원으로 올해(7억5천900만원)보다 13%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내년도 재산세는 116만원 선으로 올해(105만원선)보다 13.5%가량 오른다.

여기에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높이면 내년 보유세는 120만원 선으로 18%가량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공시가격 상승폭이 큰 만큼, 급격한 보유세 상승을 막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10·15대책의 효과를 봐가며 집값이 여전히 안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고가주택의 보유세를 높이는 쪽으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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