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AI] 팀 코스타 엔비디아 총괄 “AI가 반도체를 설계하고, 반도체가 AI를 키운다”
팀 코스타(Tim Costa) 엔비디아 반도체 엔지니어링 총괄은 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차세대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위한 AI 슈퍼컴퓨팅(AI Supercomputing for Next-Gen Semiconductor Design and Manufacturing)’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AI와 반도체는 서로를 가속하는 선순환(Virtuous Cycle)의 관계에 있다”며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 “AI 공장은 에너지를 지능으로 바꾸는 새로운 산업 혁명”
코스타 총괄은 “AI 공장(AI Factory)은 전기를 지능으로 변환하는 새로운 산업 인프라이며, ‘물리적 AI(Physical AI)’는 반도체부터 중장비·항공기까지 모든 제조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서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면서, 칩 설계·공정·조립·로봇 생산 등 전 단계에 AI 슈퍼컴퓨팅이 투입돼야 한다”며 “AI 슈퍼컴퓨터는 반도체 설계 속도, 제조 수율, 소재 탐색 효율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GPU 연산을 기반으로 ▲가속화된 반도체 설계(Accelerated Design) ▲공장 디지털 트윈(Factory Digital Twin) ▲AI 에이전트 설계(Agentic Design) ▲로봇 제조(Robotic Manufacturing) ▲AI 기반 수율 학습(AI/ML Yield Learning) ▲소재 발견 및 공정 최적화(Material Discovery & Process Optimization) 등 여섯 축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재편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코스타 총괄은 엔비디아의 정체성 변화도 짚었다. 그는 “엔비디아는 30년 전 GPU 칩 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시스템·데이터센터를 넘어 AI 인프라스트럭처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AI 인프라는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전력·냉각·소프트웨어·네트워킹·메모리·인공지능을 통합한 전체 생태계”라고 말했다.
이어 “AI 슈퍼컴퓨터는 CPU·GPU뿐 아니라, 협력 생태계를 포함한 전체 산업이 함께 구축해야 하는 플랫폼”이라며 “TSMC, KLA, 램리서치, 시놉시스, 케이던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엔비디아의 쿠다(CUDA) 가속 라이브러리를 채택해 EDA(전자설계자동화)·광학 리소그래피·회로 시뮬레이션을 20~100배 이상 가속했다”고 소개했다.
코스타 총괄은 반도체 시뮬레이션의 혁신을 주도할 엔비디아의 ‘피직스네모(PhysicsNeMo)’ 플랫폼을 공개했다.
피직스네모는 물리 법칙(Physics Constraints)을 학습한 AI 모델을 GPU 최적화 파이토치(PyTorch) 기반으로 구현해, 공정 예측·소재 분석·열/응력 시뮬레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프레임워크다.
그는 “SK하이닉스와 함께 AI-피직스(Physics) 기반 TCAD 시뮬레이션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 대비 최대 360배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라며 “이는 단순한 속도 개선이 아니라, 실험실 대신 ‘가상 설계(Virtual Design)’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물리 시뮬레이션이 며칠 걸리던 작업을 몇 분 안에 수행함으로써, 소재 탐색 주기와 수율 예측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제조·검증 엔지니어를 지원하는 ‘세미컨덕터 AI 에이전트(Semiconductor AI Agent)’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LLM(대규모 언어모델)과 그래프DB, 비전모델을 결합한 지능형 보조 엔진으로, 공정 이상 탐지, 불량 원인 분석(RCA), 수율 개선, 품질 제어, 안전 관리 등 다양한 엔지니어링 업무를 자동화한다.
코스타 총괄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에이전트 플랫폼을 자사 반도체 생산과정에 도입해, 엔지니어 협업 효율과 품질 분석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며, “AI 보조 엔지니어(Co-Pilot)는 향후 모든 설계팀과 공정팀의 표준 도구가 될 것이다. EDA 설계부터 공장 운영까지 AI 에이전트가 결합된 산업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코스타 총괄은 “AI 슈퍼컴퓨팅이 이끄는 다음 단계는 ‘물리적 AI(Physical AI)’이며, 이는 제조·물류·자동차·로봇 등 실세계 산업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200만 창고, 1000만 공장, 15억 대의 차량, 20억 대의 카메라, 그리고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리적 AI 생태계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이는 차세대 1조달러 규모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로봇을 훈련하려면 세 가지 컴퓨터가 필요하다”며 “첫째는 AI 모델을 학습하는 훈련용 컴퓨터, 둘째는 물리 세계에 배치되는 엣지 컴퓨터, 셋째는 가상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보정하는 디지털 트윈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TSMC·폭스콘·콴타 등은 이미 엔비디아 오므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통해 팹(fab) 전체의 3D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는 AI가 물리적 세계에서 스스로 배우고 작동하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타 총괄은 “AI 슈퍼컴퓨팅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모든 단계를 재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10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며 “AI가 반도체를 가속하고, 반도체가 다시 AI를 가속하는 순환 고리가 이미 시작됐다. 이것이 바로 AI와 반도체의 새로운 동반 진화(Virtuous Cycle)”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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