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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폰 선물 받은 李 “통신 보안 잘되나” 농담

조선일보 경주=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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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폰 선물 받은 李 “통신 보안 잘되나”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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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상회담]
시진핑 “백도어 확인해보라” 응수
李, 본비자 바둑판·나전칠기 선물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경주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최고급 소재인 본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 원형 쟁반을 선물했다. 바둑을 좋아하는 시 주석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2014년 국빈 방한 때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신석으로 만든 바둑알을 나전칠기함에 넣어 시 주석에게 선물했다. 시 주석은 본비자 바둑판을 만져본 뒤 “아주 정교하게 만들었다. 아주 좋다. 고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펑리위안 여사를 위해 은잔 세트와 화장품도 준비했는데, 시 주석은 화장품을 보고 “여성용이냐”고 묻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찻잔 세트와 옥으로 만든 문방사우를 선물했다. 샤오미에서 만든 스마트폰도 선물했다. 중국 측은 “디스플레이는 한국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살펴보던 이 대통령이 “통신 보안은 잘됩니까”라고 묻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통역의 말을 전해 들은 시 주석도 웃으며 “뒷문(백도어)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대통령실


백도어는 전자 기기 등에 몰래 넣어 보안 시스템을 피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해킹 수단이다. 미국은 중국 통신 장비 등에 ‘백도어’가 설치돼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스마트폰 선물에 ‘정보 보안’을 걱정하는 듯한 농담을 하자, 시 주석이 ‘확인해 보라’고 받아친 것이다. 시 주석의 말에 또다시 웃음이 터졌고, 이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웃었다. 양국 정상이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넘어갔지만, 이 장면이 공개되자 “아슬아슬해 보였다” “이 대통령의 농담이 선을 오르내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 주석은 만찬에서 “지난날 중·한(한·중) 간에 우호 미담이 많다”며 과거 진시황 때 불로초를 구하러 제주도에 원정을 왔던 것으로 전해지는 서복 일화, 신라 시대에 당나라로 유학을 갔던 최치원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에 나오는 ‘괘석부창해(掛席浮滄海) 장풍만리통(長風萬里通)’이란 구절을 인용하며 “(최치원은) ‘돛을 달아서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 리에 나아가네’라는 시를 남겼는데, 오늘날의 중·한 우호도 계속해서 생기와 활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2014년 국빈 방한 때에도 서울대 강연에서 서복과 최치원을 예로 들며 양국 간 우의를 강조했었다.

[경주=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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