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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으로 맺은 미중 1년 휴전…"불씨 그대로, 깨지기 쉽다"

머니투데이 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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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으로 맺은 미중 1년 휴전…"불씨 그대로, 깨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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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웹사이트에는 지난 30일 부산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사진 42장이 올라왔다. 사진들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쪽지 1장을 내밀자 시 주석이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세계가 주목한 두 사람의 만남은 무역전쟁 1년 휴전 성과를 남겼다.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이날 백악관은 팩트시트(자료집)를 통해 미국의 대중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관세 10%포인트 인하 및 블랙리스트 기업의 지분 50% 자회사 제재 1년 유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및 미국산 대두 구매 등 양국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조선·해양 부문에 대한 상호 제재를 철회하며,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조선업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중국 자본이 인수한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 제품의 수출 통제도 중국이 해소하기로 했다. 한화오션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소식이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를 꺼내지 않는 등 무역합의를 이루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두 정상의 휴전은 그간 무역전쟁이 양국의 약점을 찌르고 그것이 아플 수 있다는 걸 확인한 후 이뤄진 것으로, 불씨는 두 나라의 1년간 약점 보완 이후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미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30~31일 미국 등 G7(선진 7개국)은 캐나다에서 에너지 장관 회의를 갖고 '핵심 광물생산 동맹'을 출범했다. 희토류 등을 쥐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행보다.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과 관계가 뒤틀린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럼프 아시아 순방 중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과 인도는 지난달 26일 항공 직항편을 재개하는 등 손을 잡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년간의 휴전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두 나라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안정시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양측 모두 전략적 분야에서 서로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줄일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오랫동안 약속했던 미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는 미·중이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들어간, 깨지기 쉬운 휴전"이라고 평가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지난 30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캐나다 토론토 G7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주요 회원국 장관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뉴스1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지난 30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캐나다 토론토 G7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주요 회원국 장관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뉴스1


퓰리처상 2회 수상자인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뉴욕타임스에서 "시 주석이 1년간 희토류 수출 통제를 미룰 수는 있지만 우리(미국)가 이를 비축할 수 있게 둘지는 의문"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한 것(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을 중국이 똑같이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지금 세계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대변혁의 시기에 진입했다"면서 다자무역체제를 지키자고 미국을 겨냥해 목소리를 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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