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지방에 사는 환자 10명 중 4명이 서울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수빈 기자 |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지방에 사는 환자 10명 중 4명이 서울을 찾아 ‘원정 진료’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 연보’를 보면, 지난 한 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사람은 총 1503만3620명이었다. 이 중 41.5%인 623만4923명이 서울 외 지역 환자였다. 이들이 서울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10조8055억원에 달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서울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비율은 2014년 36.3%에서 매년 상승해 2022년 이후 40%대를 꾸준히 넘기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입원과 진료가 크게 제한됐음에도, 서울을 찾은 환자는 줄지 않았다.
의료기관과 인력은 서울에 쏠려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병·의원과 약국, 보건소 등을 포함한 전체 요양기관은 10만3803곳인데, 이 중 2만4887곳(24.1%)이 서울에 있다. 상급종합병원 전체 47곳 중 14곳(29.8%)도 서울에 있다. 한국 전체 인구 중 서울시민 비율이 18.2%(지난해 말 주민등록 인구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서울에 의료자원이 필요 이상으로 집중된 것이다.
의료인력도 서울에 몰려 있다. 지난해 전체 의사 10만9274명(치과의사·한의사 제외)의 28.1%인 3만689명, 전체 간호사 28만2712명의 23.1%인 6만5천393명이 서울에서 근무 중이었다.
지역 환자들의 ‘서울행’으로 인해 연간 4조6000억원 가량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지난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지역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과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국민 인식‘ 보고서를 보면, 지역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순 비용은 교통·숙박비만 고려하면 연간 4121억원으로 추산됐다.
서울과 지역 간 진료비 차이를 반영하면 순비용은 1조 7537억원까지 늘었고, 업무 복귀에 드는 시간과 생산성 등 환자와 가족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4조6270억원까지 올라갔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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