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경주서 트럼프에 ‘反관세 광고’ 대면 사과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원문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경주서 트럼프에 ‘反관세 광고’ 대면 사과

서울 / 3.8 °
李대통령 주최한 특별 만찬에서 화해 타진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온타리오주(州)의 ‘반(反)관세’ 광고를 문제 삼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전면 중단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중한 ‘대면 사과’를 통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어떻게든 재개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온 이 광고에는 미국 보수 우파 진영에서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활용돼 논란이 가열됐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경북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온타리오주가 송출한 TV 광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고가 공개되기 전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와 함께 검토한 뒤 “그에게 광고를 송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APEC 관련 정상 특별만찬 자리에 동석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특별만찬에서 카니는 트럼프와 서로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았다.

문제가 된 광고는 최근 온타리오주가 제작해 내보낸 60초짜리 광고다. 이 광고에는 레이건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처럼 깔려 있다. 이는 레이건이 1987년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상대로 ’100% 관세’를 부과한 뒤 한 연설이다. 일본의 반덤핑 반도체 협약 위반을 문제 삼아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도 “결국 미국인들에게 끔찍한 피해를 입힐 것” “미국 제품을 보호함으로써 애국심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나 시장은 위축되고 붕괴되고, 산업은 문을 닫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며 ‘관세의 해악’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레이건이 했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촉발한 전 세계적 ‘관세 전쟁’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가 레이건이 관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담긴 ‘가짜(FAKE) 광고’를 기만적으로 사용했다고 레이건 재단이 방금 발표했다”면서 “캐나다의 악의적인 행위에 근거해 이 시간부로 캐나다와의 모든 협상을 즉각적으로 종료한다”고 했다. 또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 역시 추가적으로 10%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포드 주지사가 광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으나 트럼프는 최근 아시아 순방 기간 “캐나다는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국가” “오랫동안 우리를 속여왔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과정에서 관련 질문에 “어젯밤(29일) 그(카니 총리)와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됐음을 암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박강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