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 선'은 31일(한국시간)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메달을 거머쥔 한 선수가 올여름 조용히 은퇴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새로운 길은 다름 아닌 ‘사진작가’였다"라면서 "알피 화이트먼은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빌바오 결승전 이후 메달을 목에 걸고 축구계를 떠났다"라고 보도했다.
1998년생인 화이트먼은 토트넘 성골 유스다. 2015년 토트넘 유스팀에 입단해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2020시즌 팀 내 4번째 골키퍼로 이름을 올리면서 종종 벤치에 앉은 바 있다. 당시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파울로 가자니가가 세컨드 골키퍼 역할을 수행했다. 화이트먼은 미셸 포름의 뒤를 이어 4순위 골키퍼였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벤치 멤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록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장갑을 끼면서 출전하지는 못했어도, 팀의 우승을 함께 했다. 또, 주장 손흥민의 우승 순간을 함께 만끽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은 종료됐다. '더 선'은 "화이트먼은 지난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자유계약 신분으로 팀을 떠났다. 챔피언십(2부리그) 팀의 제안을 받아 6개월간 백업 골키퍼로 뛸 기회도 있었고, 리그원(3부리그) 팀의 입단 테스트도 받았지만 재정 문제로 계약이 무산됐다. 결국 그는 커리어를 이어가기보다는 ‘장갑을 벗는’ 결단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화이트먼은 영국 '디 애슬래틱'과 인터뷰를 통해 "10살 때 토트넘에 입단했다. 16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그런데 17~18살쯤, 숙소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이게 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행복하지 않구나’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영국의 축구 문화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돼 있다. 훈련 가고, 집에 오면 끝이다. 그 안에서 항상 조금 다르다고 느꼈어요. 팀 동료들은 절 ‘히피’라고 불렀다. 18살 때 모델이었던 전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시야가 확 열렸다. 그녀의 친구 중 한 명이 감독이었는데, 그때부터 세상에는 축구 말고도 많은 게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축구는 그저 취미로만 즐길 예정이다. 화이트먼은 은퇴 이후 거의 축구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매주 수요일 친구들과 ‘순수하게 즐기는’ 풋살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년 월드컵은 꼭 현장에서 보고 싶다. 이제는 그냥 친구들과 공 차며 진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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