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이 지난 27일 일왕 거처인 고쿄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일본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 편하게 악수하는 모습을 두고 일본 네티즌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키히토 상왕(당시 일왕)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 27~29일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왕의 거처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만나 35분간 대화를 가졌다.
나루히토 일왕은 면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배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과 악수하며 그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또 일왕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대단한 사람(Great man)”이라고 칭했다.
이 모습을 본 일본 네티즌들은 “누구한테 손가락질하냐”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왕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에 과거 미국 대통령이 일왕을 만난 모습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아키히토 일왕을 예방하며 허리를 완전히 숙이고선 인사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예절을 중시하는 아시아 문화를 고려해 이 같은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불필요한 저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일본에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왕을 존중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아카히토 일왕과 만나 허리를 꼿꼿이 새운 채 악수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도쿄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던 중 일장기를 그냥 지나치기도 했다.
양국 국기 앞에 멈춰서 예우하는 것이 관례고,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장기를 가리키며 안내를 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지나치자 다카이치 총리가 입을 벌린 채 놀라는 장면이 백악관 유튜브에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선 환영식에서 에스코트 중인 다카이치 총리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걷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즉 다카이치 총리가 외교 의례에 익숙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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