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오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례변경 이후 서울에서 첫 하급심 판단이 나왔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변경된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서울 시내버스 임단협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30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전날인 29일 동아운수 버스 노동자 9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앞서 동아운수 노동자들은 2015년 사측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시켜 미지급금과 지연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19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기상여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울고법은 이날 판결문을 통해 “서울시내버스의 정기상여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성과 일률성을 충족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에 대한 부분은 이미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변경될 것을 예상했다”면서 “이번 판결에서의 핵심은 ‘실제 근로한 시간으로 통상임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원고가 청구한 비용은 18억9500여 만원이지만 법원은 이 중 8억4300여 만원만 인정했다. 앞서 올해 5월 사업조합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1일 평균 실근로시간은 1인당 평균 7시간 47분이었다.
기사들은 그동안 9시간(기본근로 8시간+연장근로 1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약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받아왔기 때문에 실제로는 1시간 이상 더 일한 것으로 혜택을 받아왔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 27일 서울 시내버스 전환업체 회사 3곳의 단체교섭 분쟁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업체는 11월 11일 밤 12시로정한 조정기간이 만료되면 12일 첫 차부터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내버스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인 상황에서 개별 3개 업체 노조원이 자체적으로 파업을 할 가능성은 낮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통상임금을 둘러싼 임금산정 문제로 1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해 지급해야하는 것으로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는 그러나 기존 인건비 산정방식은 이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한 것으로, 바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을 산정하기 전에 임금체계부터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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