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주완, 어머니 박순정씨가 지난 4월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창길 기자 |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된 전익수 전 국방부 법무실장이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2심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윤강열)는 30일 전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전 전 실장은 2021년 이 중사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군무원 양모씨로부터 가해자인 장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 관련 정보를 받았다. 전 전 실장은 군검찰이 양씨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법원에서 기각되자 군검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영장이 잘못됐다”면서 양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자신의 혐의 내용을 물었다. 통화 당시 전 전 실장의 계급은 준장, 군검사는 대위였다.
재판부는 “수사 검사에게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의가 있는 경우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징계 양정 기준에 의할 때 파면이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데, 원고의 사정을 고려해 한 단계 낮은 강등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것처럼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 사유 네 가지 가운데 ‘강제추행 사건 수사보고 형해화’ ‘강제추행 사건 지휘·감독 의무 위반’ 등 다른 세 가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2022년 11월 전 전 실장을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하는 징계 처분을 했다. 민주화 이후 장군이 강등된 첫 사례였다. 전 전 실장은 이에 불복해 징계 취소 소송과 함께 징계 효력을 임시로 멈춰달라고 신청했고, 법원은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전 전 실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혐의로 기소된 형사재판에선 지난 4월 대법원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1심 재판부는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나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만남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했을 때’ 적용하는 면담강요죄는 “증인이나 참고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고, 검사 등 수사기관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은 전 전 실장의 행위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형사처벌 공백을 막기 위해 입법 목적보다 (처벌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할 수는 없다”며 무죄를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판결 후 기자들과 만나 “(전 전 실장이 군검사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한 사유로) 파면·해임도 가능하다고 (재판장이) 피력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다른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 않아) 굉장히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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