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TC 컨퍼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15년 만에 방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할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 기업인 엔비디아를 이끄는 황 CEO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GTC 2025’에서 ‘한국에 갈 예정인데 엔비디아와 삼성, SK, 현대, LG 등 한국 기업들과 어떤 협력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황 CEO는 “한국 (산업) 생태계를 보면 모든 기업이 나의 깊은 친구이자 아주 좋은 파트너”라면서 “한국에 가서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말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현대와 한국에서 함께 발표할 협약이 있냐는 질문에 “오늘 발표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블룸버그는 황 CEO가 한국에서 삼성전자·현대차그룹 등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발표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협력 계약은 주요 AI 컴퓨팅 센터로 거듭나고자 하는 한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황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엔비디아는 SK그룹과도 7조원(약 49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 황 CEO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가 미 에너지부와 협력해 7대의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10만개의 엔비디아 블랙웰 칩으로 구동될 예정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반도체 칩이다.
이들 슈퍼컴퓨터는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구성되며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두 연구소가 핵무기·핵에너지 관련 연구도 수행하는 곳이란 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 기술이 미 국방과 에너지 핵심 연구에 적용되는 셈이다.
한편 외신들은 ‘AI계의 슈퍼볼’이라 불리는 엔비디아의 GTC 행사가 실리콘밸리가 아닌 워싱턴에서 처음 열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폴리티코는 워싱턴으로 장소를 옮긴 GTC가 “트럼프 기념행사”처럼 진행됐다고 전했다.
황 CEO는 2시간에 걸친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한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고, 기술기업들이 다시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촉구한 것은 ‘엄청난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나쁜 상황에 부닥쳤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이기게 하려고, 미국을 부유하게 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은 쉬지 않고 정력적으로 일한다”고 치켜세우면서, 기조연설을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마무리했다.
폴리티코는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1인당 100만달러짜리 만찬에 참석하고, 논란이 된 백악관 연회장 공사에 기부금을 내는 등 지난 1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호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언급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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