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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스피 4000...산업.경제 구조개혁해야 5000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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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스피 4000...산업.경제 구조개혁해야 5000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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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어제 잠시 주춤했지만 그제 처음으로 4000고지에 올랐다. 2021년 1월 3000을 넘긴 지 4년 9개월 만의 성과다. 한국 증시는 올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를 벗고 국제 비교로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10월에만 18%가량 급등해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수 5000도 꿈의 숫자가 아니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주식시장이 코스피 4000시대에 들어선 것은 여러 함의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서학개미’ 열풍으로 차갑게 외면받았던 ‘국장’이 되살아나면서 자본시장의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이번 활황 장세가 외국인들의 ‘사자 랠리’에 크게 힘입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문화 콘텐츠부터 일부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K시리즈’ ‘K프리미엄’이 탄탄히 자리 잡아온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 증시가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채 글로벌 무대에서 소외됐던 것과 비교하면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그간 부동산으로 쏠렸던 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평가도 내놓지만 아직은 다소 성급해 보인다. 오히려 원화 빼고는 가치가 다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과 결부시켜 보는 것이 냉정한 진단일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양대 반도체 주식이 급등하면서 지수를 더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1000조원에 접근한 상황에서 반도체로 인한 일종의 지수 왜곡은 경계할 일이다. 실제로 올해의 상승 장세에서도 소외된 종목이 적지 않고, 건설 콘텐츠 기업을 위시해 하락한 종목이 더 많다. 지수 4000만 보고 우리경제가 호황에라도 접어든 것처럼 착각해선 안 된다.

상승세를 탄 만큼 코스피지수 5000으로 꾸준히 발전해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수 5000보다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다지며 가는 성장이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적극적 주주 환원,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한 회계공시 제도 확립 등의 정책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기업가치 제고도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담보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수 5000을 넘고 질적으로도 선진시장에 진입하려면 기업과 산업, 경제 전반에서 구조개혁과 탈규제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