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APEC 만찬, 경주 한우갈비에 고량주 한잔?

조선일보 박진성 기자
원문보기

APEC 만찬, 경주 한우갈비에 고량주 한잔?

서울맑음 / -3.9 °
‘의전의 꽃’ 만찬 메뉴 관전포인트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오른 갈비구이. 한식당 ‘무궁화’가 준비했다./대통령실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오른 갈비구이. 한식당 ‘무궁화’가 준비했다./대통령실


만찬은 의전의 꽃으로 불린다. 31일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 무엇이 나올지 벌써부터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만찬은 ‘흑백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에드워드 리가 만찬 총괄 셰프를 맡아 롯데호텔 한식 파인 다이닝 ‘무궁화’와 함께 상을 차린다. 에드워드 리는 최근 외교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또 혁신적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만찬 당일 메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만찬 메뉴 관전 포인트 세 가지가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잣’ ‘갈비’ ‘중국 만찬주’다.

에드워드 리는 최근 ‘잣’을 활용한 요리를 자주 선보였다. 그는 2023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도 담당했는데, 당시 메인 메뉴로 ‘잣을 곁들인 소갈비찜’을 차렸다. 흑백요리사의 ‘무한요리지옥’에선 첫 번째 요리로 ‘잣 아보카도 두부 수프’를 내기도 했다. 지난여름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그의 식당 ‘시아’에서 ‘한입’이라는 이름의 구운 잣 파이를 디저트로 선보였다.

고급 한식 식자재 전문가 A씨는 “이번 만찬에도 잣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토핑으로 나올 수도 있고, 갈아서 각종 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시아 사례처럼 파이나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로 만들기도 좋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2023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서 메인 메뉴로 내놓은 ‘잣을 곁들인 소갈비찜’./로이터 연합뉴스

에드워드 리 셰프가 2023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서 메인 메뉴로 내놓은 ‘잣을 곁들인 소갈비찜’./로이터 연합뉴스


우리나라 국빈 만찬의 단골 메인 메뉴는 갈비다. 이는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의 주전공이기도 하다. 앞서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서도 무궁화는 메인 요리로 갈비를 차렸다. 간장 소스에 숙성시켜 저온으로 조리한 소갈비 양념구이가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갈비 구이는 가니시(곁들임 재료)로 변주를 주면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만들기 좋다. 육류에 양념을 해서 구워내는 조리법은 한식에 낯선 외국 정상들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경주가 지역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천년한우’가 식탁에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외교부와 인터뷰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만찬 총괄 셰프 에드워드 리./외교부

외교부와 인터뷰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만찬 총괄 셰프 에드워드 리./외교부


만찬주로는 이례적으로 경주 교동 법주 같은 전통주뿐만 아니라 고량주(백주)나 허베이산 와인 같은 중국 술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빈 만찬에 정통한 관계자 B씨는 “11년 만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이자, 시 주석에게 차기 APEC 의장직을 인계하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만찬에는 식전주, 건배주 등 구성 방식에 따라 많은 종류의 술을 배치할 수 있어, 이 중 하나를 중국 술로 채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의 만찬주가 백주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 내부적으로 백주 등 고도주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와인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2017년 중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 만찬에선 마오타이 대신 허베이산 레드·화이트 와인이 만찬주로 올랐다. 2009년 후진타오 주석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허베이산 와인으로 건배했다.

지난 여름 에드워드 리 셰프가 자신의 워싱턴 D.C 한식당 ‘시아’에서 ‘한입’이라는 이름으로 내 놓은 구운 잣 파이 디저트./서울시

지난 여름 에드워드 리 셰프가 자신의 워싱턴 D.C 한식당 ‘시아’에서 ‘한입’이라는 이름으로 내 놓은 구운 잣 파이 디저트./서울시


[박진성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