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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뻘 60세에 “젊게 사는 법이란”…연단에 선 철학자 몇살이길래

매일경제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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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뻘 60세에 “젊게 사는 법이란”…연단에 선 철학자 몇살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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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철학자 김형석 명예교수
공부하고 감성 유지해야
인격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

‘저속노화 전도사’ 정희원 박사
평생 배우면 치매예방에 도움
긍정적 인식이 수명 7.5년 늘려


시니어페스타 2025.10.28 [이승환 기자]

시니어페스타 2025.10.28 [이승환 기자]


“늙었다고 생각하면 빨리 늙습니다. 반대로 젊다고 생각하고 성장에 힘쓰면 60대가 시작입니다.”

한 세기를 살아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의미 있는 인생의 비밀을 액티브 시니어에게 전했다. 김 교수는 행복한 100세를 위한 삶의 조건으로 ‘성장을 위한 노력’을 꼽았다. 그는 “성장하는 동안엔 늙지 않는다”며 공부를 계속하고, 감성을 젊게 유지해 내적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김 교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관에서 열린 ‘2025 매경 시니어페스타’ 특강에서 ‘액티브 시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삶의 지혜와 인생의 의미에 대해 풀어냈다. 1920년 7월생인 김 교수는 올해 우리 나이로 105세로, 100년의 지혜와 통찰력을 가진 대표적 지성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청산유수와 같이 명언을 쏟아내며 50·60대 젊은 시니어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교수는 “60대가 되면 두 가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공부다. 그는 “정신적으로 살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늙는다”면서 독서를 꾸준히 하라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일이다. 그는 “일을 놓치면 인생을 놓친다.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 교수는 99세에 쓴 책이 몇 년 후 중국어로 번역된 본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100세가 넘어 해외 독자들까지 생겼다”면서 “저 스스로 90세가 됐을 때 늙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생의 중후반을 맞이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다듬어야 할 양식으로 ‘인격’을 강조했다. 높은 인격을 가진 사람은 높은 산(자아실현·사회의 지도자)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나의 인격이 40%면 사회에서 그 정도 위치밖에 못 올라간다”며 “나는 어렸을 때 ‘철학자다운 철학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다운 내가 되기 위해 인격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페스타 2025.10.28 [이승환 기자]

시니어페스타 2025.10.28 [이승환 기자]


같은 날 정희원 의학 박사(서울시 건강총괄관)는 이날 오전 ‘저속노화를 위한 핵심비법’ 개막 강연을 통해 노화를 늦추는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년기에도 일과 공부, 여가 3요소에 집중해 노화를 늦추고, 치매 예방과 마음 챙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공부를 계속하고, 감성을 젊게 유지하고, 사회활동을 지속하면 내재 역량이 개선된다”며 “내재 역량이 성장하면 인생의 자신감이 생기고 불교에서 말하는 3불요인(탐욕·분노·무지)도 자연스레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김 교수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영화를 보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적극적 인지활동을 자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평생학습은 우울함·불안감을 없애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인지적 불편을 즐기셔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유튜브에만 빠져 살거나, 매일 술을 마시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몸과 마음 건강을 모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박사는 저속 노화를 위한 식사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가공식품을 피하고, 당 흡수를 느리게 할 수 있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잘 섞인 정통 한식을 자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식물성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근육 키우기에 좋은 콩밥, 콩 반찬을 즐겨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크푸드 위주로 먹게 되면 뇌 노화 속도가 4배 빨라 치매가 빨리 올 우려가 있다”며 “잘 먹으면 동년배 대비 건강하게 잘 살 확률이 2.5배”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 박사는 노화를 너무 미워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1년에 30억원을 노화 방지에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가속노화를 이끈다”면서 “삶과 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7.5년 정도 수명을 더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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