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2025년 남녀 '월드 베스트 11(FIFPRO World XI)'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남자 선수 후보 명단에 한국 선수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또다시 후보 명단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기투표 아니냐는 비판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분위기다.
FIFPRO는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녀 각각 26명씩, 총 52명의 '2025 월드 베스트 11' 최종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FIFPRO는 "전 세계 68개국 2만 6천 명 이상의 남녀 프로 선수들이 직접 투표한 결과"라며 객관성과 대표성을 강조했다.
해당 후보는 2024년 7월 15일부터 2025년 8월 3일까지 3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최종 명단은 포지션별로 득표수가 가장 많은 선수들이 골키퍼 1명, 수비수 3명, 미드필더 3명, 공격수 3명으로 구성되며, 이후 남은 한 자리는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중 최다 득표자가 채운다.
최종 수상자는 현지시간 기준 11월 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한국 선수의 전멸이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모두 예비 후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26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고,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뒤에도 활약을 이어갔지만, 해당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민재 역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의 쿼드러플(4관왕, 리그·리그컵·국왕컵·UEFA 챔피언스리그)에 기여했음에도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 선수가 FIFPRO 월드 베스트 11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2020년 손흥민과 지소연 이후 5년째 단절 상태다.
당시에는 남녀 각각 55명이 후보로 선정되었지만, 이후 명단 축소와 함께 아시아 선수의 입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물론 투표 시스템상, 유럽 주요 리그에 속한 선수들이 다수의 표를 독점하기 쉽다. FIFPRO 투표 참여자 중 상당수가 유럽 클럽 소속 선수들이며, 아시아나 미주, 아프리카 리그의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친다.
따라서 인지도와 리그 노출도가 투표 결과에 직결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반면, 현역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37세의 리오넬 메시와 40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최종 명단의 26명 중 이 두 선수를 제외한 24명은 모두 유럽 5대 리그 소속이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 선수들이 한 명도 해당 명단에 들지 못한 가운데, MLS와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뛰는 두 노장이 포함된 점은 의외라는 평가다.
FIFPRO는 "전 세계 선수들의 상호 평가로만 결정되는 유일한 글로벌 시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축구계 안팎에서는 '이를 투표하는 선수들도 결국 자신이 우러러보는 선수들 혹은 친한 선수들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17회와 15회의 FIFPRO 월드 베스트 선정 기록을 가지고 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시절 14회, 파리 생제르맹 시절 2회, 인터 마이애미 시절에도 한 차례 선정됐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회, 레알 마드리드에서 9회, 유벤투스에서 3회 선정됐다.
유럽 무대를 떠나 미국과 중동에서 뛰고 있지만, 두 선수가 여전히 각자의 리그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메시는 올시즌 MLS 득점왕을 차지했고, 호날두 역시 지난 시즌 리그에서 30경기 25골을 기록하며 여전히 놀라운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리그 수준을 고려하면,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젊은 선수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두 선수는 여전히 상징적 존재지만, 실질적인 퍼포먼스 측면에서 보면 해당 타이틀은 과분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한편, 이번 최종 후보에는 골키퍼로 알리송 베커(리버풀, 브라질),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벨기에), 지안루이지 돈나룸마(파리 생제르맹·맨체스터 시티, 이탈리아)가 이름을 올렸다.
수비진에서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리버풀·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버질 판다이크(리버풀, 네덜란드),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 모로코),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 브라질), 누노 멘데스(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프랑스), 파우 쿠바르시(바르셀로나, 스페인)가 포함됐다.
미드필더 후보에는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나폴리, 벨기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AC 밀란, 크로아티아), 주앙 네베스(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 콜 팔머(첼시, 잉글랜드), 페드리(바르셀로나, 스페인),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우루과이), 비티냐(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가 이름을 올렸다.
공격진에서는 우스만 뎀벨레(파리 생제르맹, 프랑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노르웨이),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프랑스), 메시(인터 마이애미, 아르헨티나), 하피냐(바르셀로나, 브라질), 호날두(알 나스르, 포르투갈),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이집트),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스페인)이 포함됐다.
사진=FIFPRO/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