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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첫 공판서 살인 혐의 인정…“내가 한 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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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첫 공판서 살인 혐의 인정…“내가 한 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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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운데)가 2022년 7월 8일, 일본 서부 나라현 긴테쓰 철도 야마토사이다이지 역 앞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유세에서 총격을 당하기 직전, 연단에 올라 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운데)가 2022년 7월 8일, 일본 서부 나라현 긴테쓰 철도 야마토사이다이지 역 앞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유세에서 총격을 당하기 직전, 연단에 올라 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야마가미 데쓰야(45)에 대한 첫 재판이 사건 발생 3년3개월여 만인 28일 열렸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 아사히신문 등을 보면, 이날 오후 2시 나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야마가미는 검찰이 낭독한 기소 사실에 대해 “모두 사실이다. 내가 한 일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야마가미 쪽 변호인은 범행에 쓰인 사제 총은 총검법에서 규정된 ‘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에 맞는 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변론으로, 발사죄가 인정되면 최고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 변호인 쪽은 이에 무기 등 제조법 위반죄도 무죄를 주장했다.



야마가미는 2022년 7월 일본 나라시 한 전철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연설에 나선 아베 전 총리를 사제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가정연합)과 자민당 유착 의혹으로 번져, 아베 전 총리 사후 일본 정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날 검찰 쪽 모두진술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등 자신이 생각했던 인생을 살 수 없었던 것을 가정연합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앞서 일본 언론은 가정연합 신도였던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남편의 사망보험금과 가족들이 함께 살던 집까지 팔아 1억엔(약 10억원)이 넘는 헌금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야마가미가 “어머니의 헌금을 원망하던 형이 자살한 것을 계기로 가정연합 최고 간부를 살해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며, “화염병을 만들어 한학자(가정연합 총재)를 노렸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에 대한 첫 재판이 나라 지법에서 열린 28일 야마가미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법원으로 들어가자,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에 대한 첫 재판이 나라 지법에서 열린 28일 야마가미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법원으로 들어가자,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검찰은 한 총재가 방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야마가미가 교단 쪽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던 아베 전 총리를 대신 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습격하면 가정연합의 실태가 주목받고 비판이 높아진다고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피고의 어머니가 옛 통일교에 기울고 있었다는 불우한 삶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불우한 상황이라도 범죄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범행 당시 40대 사회인이었던 야마가미의 경우 “크게 형을 감경할 사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판원에게 전직 총리가 대낮에 사제 총으로 피살된 일은 “전후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매우 중대한 결과, 사회적 반향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마가미 변호인은 야마가미의 불행했던 과거사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어머니의 신앙생활로 곤궁해지고 불화가 잦았던 집은 어린 야마가미에게 안식처가 아니었으며, 그가 해상자위대에 입대한 뒤에도 무력감을 떨치지 못해 자살 기도까지 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이어왔다는 점을 피력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야마가미 재판은 오후 5시15분께 끝났다. 교도 통신은 예비일을 포함해 최대 19차례의 공판이 열릴 예정이며 판결은 내년 1월21일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진행된 재판원 재판은 판사 3명과 일반 시민 6명이 함께 사안을 논의해 유무죄뿐 아니라 형량까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재판원 제도는 한국의 배심원제와는 차이가 있다.



야마가미의 첫 재판을 둘러싼 일본 내 관심은 뜨거웠다. 재판소에 따르면 일반에 공개된 방청석 32석에 727명이 방청을 신청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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