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이 떨어져 지내야 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TV조선 '조선의 사랑꾼' 방송화면 캡처 |
밴드 부활 김태원(60)이 가족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조선의 사랑꾼'에선 김태원과 뉴욕 사위 데빈이 경기도 김포시 한 낚시터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데빈은 "아빠(김태원)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가족과 잠깐 떨어져 지내야 했던 시절에 너무 외로웠을 것 같다. 어떻게 견디셨나"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태원은 "난 그 외로움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나보다 가족들이 2배 더 외로웠을 거다. 그걸 아니까 내가 날 넋두리할 수 없다"며 "내가 그냥 비겁했다. 가족에게 평생 갚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태원은 1997년 첫째 딸 서현양, 2000년 아들 우현군을 얻었다. 그러나 우현군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아내가 발달장애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필리핀으로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나 수년간 기러기 생활을 했다.
김태원이 떨어져 지내야 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TV조선 '조선의 사랑꾼' 방송화면 캡처 |
김태원은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만 그땐 정말 절망적이었다. 난 돈 번다는 핑계로 아내가 다 감당했다. 그래서 가족들이 외국으로 떠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족을 떠나보내고 바로 예능을 시작했다. '멋있는 척하고 앉아 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자체도 편견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태원은 KBS2 예능 '남자의 자격'에 나와 '국민 할매'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태원은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서현이 같다. 혼자 남아공으로 또 보내졌다. 우현이를 컨트롤 못 하는 상황이었다. 워낙 여행도 좋아해서 걔가 고독할 거라고 미처 생각 못 했다. 조그만 여자애가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했다.
이에 데빈은 "예전에는 최선의 선택을 못 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분명 상황이 달라졌다. 서현이랑 우현이 모두 아빠를 존경하고 있다. 아빠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속마음 열고 얘기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가 어떤 얘기든 나눌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며 "지난번 제 가족이 시트콤처럼 지내는 것 같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우리 가족의 미래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태원은 이후 인터뷰에서 "가볍게 겉만 얘기하다가 끝날 줄 알았는데 데빈 말에 깊이가 있었다. 눈빛으로 통했다. 속이 깊더라. 괜찮은 사람이라 서현이를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데빈은 우리 가족의 경사고 행운"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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