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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의 심장'…네이버클라우드 '각 세종'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왕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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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의 심장'…네이버클라우드 '각 세종'

서울맑음 / -3.9 °
GPU 서버 직접 설계하고 인프라 구축
자동화로봇·하이브리드 냉각 등 갖춰
"외부 의존도 낮추고 자력으로 승부"


세종시에 자리잡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이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세종시에 자리잡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이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네이버는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다음 시대를 준비해 왔습니다. 그 출발은 지난 2013년 춘천에 문을 연 데이터센터 '각 춘천'이었습니다. 각 춘천에서 쌓은 10여년의 노하우가 바로 여기 '각 세종'에 담겼습니다."

지난 27일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 안내 영상에서 이같은 문구가 소개됐다. 각 세종은 지난 2023년 오픈한 네이버의 두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며,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공간이다.

자동화 로봇부터 냉각 기술까지

자산관리자동화 로봇 '세로'와 자율운송 로봇 '가로'가 각 세종에서 움직이고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자산관리자동화 로봇 '세로'와 자율운송 로봇 '가로'가 각 세종에서 움직이고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각 세종은 전체 면적 약 8만9000평, 건물 연면적 4만4000평으로 거대 데이터 센터라는 이름에 걸맞는 규모를 갖추고 있었다. 축구장 41개 정도의 크기로 춘천 각의 약 6.75배 규모다.

현재는 북관만 완공된 상태로 향후 동일한 규모의 남관이 지어질 예정이다. 북관과 남관이 모두 운영되면 최대 270메가와트의 전력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세종시 인구 39만명이 동시에 최대 전력을 사용할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각 세종에서 맨 처음 찾은 곳은 서버 자산을 보관하는 IT 창고였다. 내부에서 '가로'와 '세로'라는 두 종류의 로봇이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관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서버의 입고와 출고를 관리했다.

가로는 고중량 서버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최대 400kg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환경에 따라 속도와 동작을 조절한다.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는 초당 최대 2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세로는 창고에서 모든 서버와 운영 현황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사람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각 세종의 서버실은 핫존과 쿨존으로 구분돼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네이버클라우드의 각 세종의 서버실은 핫존과 쿨존으로 구분돼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서버실 입구에는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전력 사용량에 따라 파란색, 초록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사용량이 높아질수록 붉은 색에 가까워진다.

서버실 내부는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내부의 냉각 시스템 때문이다. 서버실은 365일 1분 1초도 쉬지 않고 작동돼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가게 된다. 적정 온도인 22~26℃를 유지하기 위해 서버실 내부에 냉각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각 세종에서는 직접 외기, 간접외기, 냉수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겨울에는 외부의 찬 공기로 내부 시스템을 직접 냉각하고 여름, 간절기에는 간접 외기나 냉수 방식으로 열을 내린다.


서버실은 콜드존과 핫존이 번갈아 구성돼 있었다. 콜드존에서는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유리문으로 구분된 핫존에서는 따뜻한 바람이 배출됐다. 공기 순환을 최적화하기 위해 케이블을 천장 위로 올려 배치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인프라 관제센터에서는 전력, 온도, 보안 등 센터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인프라 관제센터에서는 전력, 온도, 보안 등 센터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데이터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프라 관제센터에서는 전력, 온도, 공조, 보안 등 센터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 주요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왼쪽 화면에는 기계·전기 설비와 에너지 사용량, 중앙에는 공조 제어 현황과 서버 랙 전력·온습도 데이터 등이 표시됐다. 오른쪽 상단에는 국내외 뉴스 채널이 송출됐다. 전력 이용량이 급증하는 돌발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서버는 일반적으로 1~1.5암페어의 전력을 소비한다. 그러나 처리할 양이 많은 GPU 서버는 일반 서버의 20배에 달하는 전력을 사용한다. 한정적인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전력을 관리하려면 랙당 전력 밀도, 이른바 전력 스펙이 중요하다.

기존 데이터센터에서는 랙당 6킬로와트여도 충분했지만, GPU 서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대 100킬로와트의 전력이 필요해졌다. 현재 각 세종 서버실에는 한 줄에 24개의 랙이 설치돼 있다. 서버실당 최대 600개의 랙을 수용할 수 있으며 총 4개의 서버실이 오픈된 상황이다.

6차례에 걸쳐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최대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완성된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의 100만배에 달하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크기다.

AI 인프라, 하나부터 열까지 내재화

지난 27일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CIO가 각 세종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AI 기술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지난 27일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CIO가 각 세종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AI 기술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이날 투어가 끝나고 네이버가 그리는 AI 데이터센터의 비전과 전략이 소개됐다. 특히 AI 구축에 필요한 기술 전 과정을 A부터 Z까지 내재화한 점을 주요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해외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거나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의 GPU를 빌려쓰는 방식은 제한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며 "각 세종을 지을 때부터 AI 하이퍼 스케일의 데이터센터라는 이름에 걸맞는 기술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국내 주요 기업에 AI 인프라를 제공하며 산업 전반의 AI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GPU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GPUaaS(GPU as a Service)'를 통해 기업들이 직접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지 않아도 AI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현대자동차 등이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 중이다.

이 CIO는 "하이퍼클로버뿐만 아니라 제미나이, 챗GPT, 대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GPUaaS라는 서비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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