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의 한 여성이 무월경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유전적으로 남성임이 밝혀졌다.자료사진./사진=이미지투데이 |
여성으로 살아온 32년의 삶이 한 순간에 뒤바뀌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여성이 무월경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유전적으로 남성임이 밝혀졌다.
26일(현지 시간)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두 달 전 하노이 산부인과병원을 방문한 A씨(32세)는 자궁 발육 부전과 로키탄스키 증후군(선천적 자궁·질 결손)을 의심받았다. 이후 다른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
내분비 검사에서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MRI(자기공명영상) 결과 자궁이 존재하지 않은 대신 복부 내부에서 잠복된 두 개의 고환이 발견됐다. 이어진 염색체 검사에서 '46,XY' 구조가 확인돼 유전학적으로 남성임이 판명됐다.
A씨는 가슴이 발달한 여성 외형을 갖고 있었으나 질이 좁고 짧아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했다. 의료진은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AIS)'이란 희귀 질환으로 진단했다. 이 증후군은 남성 호르몬에 신체가 반응하지 않아 외형상 여성으로 발달하는 유전적 이상이다.
A씨는 "처음엔 충격이 컸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으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의료진은 복강경 수술을 통해 복부의 고환을 제거하고, 자가 피부와 점막을 이용해 질을 재건하는 성형 수술을 진행했다.
병원 측은 "3D(차원) 모델링 기술을 적용해 환자의 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리콘 질 확장기(몰드)를 제작하고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질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베트남에서 특허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 환자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대체 요법을 병행하며 회복 중이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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