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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재 카드'로 北 유인 시도…협상 복귀하나

파이낸셜뉴스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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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재 카드'로 北 유인 시도…협상 복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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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김정은에 대화 신호
"제재가 협상의 시작점" 발언으로 제재 완화 가능성 시사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이동하는 대통령전용기 안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7. /사진=뉴시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이동하는 대통령전용기 안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9~30일 방한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협상 공식을 다시 꺼내 들었지만 현재 북한은 비핵화를 전면 거부하고 러시아·중국과의 협력 속에 제재 내성을 키운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는 제재가 있다. 이는 (논의를) 시작하기에 꽤 큰 사안이다. 아마 이보다 더 큰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집권 이후 북미 정상회담 의제로 제재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차례 대화 제의에도 북한이 응답하지 않자,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쳐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과거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 강도를 높여왔고, 트럼프 1기 협상에서도 제재 완화는 북한의 핵심 목표였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해체와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자고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며 합의는 결렬됐다.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명목상 '완전한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며 비핵화를 협상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우선 대화 재개 자체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그러나 제재 완화 카드로 북한을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장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제재 집행력이 약화된 데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대가로 식량·에너지를 공급받고 가상자산 탈취로 핵·미사일 자금을 조달하며 제재 의존도가 줄었다. 김 위원장은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제재 풀기에 집착하는 협상 따위는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제재 해제 자체를 부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언급이 '북한을 떠보는 메시지'일 가능성과 '정상회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을 모두 제기한다.


트로이 스탠거론 카네기멜런대 전략기술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가 김정은을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엔 카드가 제한돼 있다"며 "제재 완화는 이미 그 가치가 많이 상실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지원만으로는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경제 발전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제재 완화 유인이 여전히 작동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라고 지칭하며 북한의 핵보유 현실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언급은 김정은과 진전을 이루려는 노력의 표시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 전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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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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