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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자식 죽이고 PC방서 애니메이션 봤다…가장 '잔혹살인' 경악[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박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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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자식 죽이고 PC방서 애니메이션 봤다…가장 '잔혹살인' 경악[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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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1일 한덕수 1심 선고 생중계 허가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10월 26일 오전 세 모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사진=뉴스1

2022년 10월 26일 오전 세 모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사진=뉴스1


2022년 10월28일. 경기 광명에 사는 한 40대 가장이 구속됐다. 그는 자신의 40대 아내와 10대인 두 아들을 고무망치로 때렸는데도 죽지 않자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른바 '광명 세 모자 살인' 사건이다.


"가족 모두 죽었다" 울면서 신고한 가장, 이튿날 체포

"아내와 아이들이 칼에 찔려 있어요. 모두 죽었어요."

2022년 10월25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중년 남성 A씨(당시 45세)가 울면서 119에 이같이 신고했다.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로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싸늘한 주검이 된 A씨 아내 B씨(42)와 중학생 아들 C군(15), 초등학생 아들 D군(10)을 발견했다.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이튿날 A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장 감식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CC(폐쇄회로)TV 분석 결과 A씨가 외출할 때와 귀가할 때 다른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을 포착한 것이다.


A씨는 처음엔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아파트 주변에서 발견한 흉기와 버려진 옷가지 등을 내밀자 이내 자백했다.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중 A씨는 취재진에게 "제대로 처벌받겠다. 제가 했다"고 한 데 이어,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했다.


가족 살해 후 "아디오스"…PC방에 간 가장

A씨가 범행 후 남긴 말을 재현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E채널 갈무리

A씨가 범행 후 남긴 말을 재현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E채널 갈무리


A씨는 애초 가족들을 기절시킨 후 베란다로 던져 자살로 위장할 계획이었다.

사건 당일 오후 7시50분쯤 집에서 나온 A씨는 CCTV가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으로 갔다. 이후 CCTV가 없는 1층 복도 창문으로 들어와 계단을 통해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B씨에게 "1층에 가방이 하나 있으니 가져오라"고 말하며 아내를 밖으로 나가게 했다. 이후 거실에 있던 C군 머리를 사전에 준비한 고무망치로 때렸고 이어 집으로 돌아온 B씨를 같은 방법으로 공격했다.

그 뒤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있던 D군을 밖으로 불러 가격했다. 이후 A씨는 바닥에 쓰러진 가족들 머리를 고무망치로 수십회씩 때렸다. 하지만 이들이 죽지 않자 주방에 있던 약 30㎝ 식칼로 목 부위를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다.

C군은 평소 A씨가 욕설과 폭언하는 일이 잦아지자 이를 녹음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도 범행 약 3시간 전부터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켜 놓은 상태였다.

녹음 파일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의식을 잃은 C군을 향해 "나 죽는 거죠? 그렇지!"라며 자문자답하는 가 하면 범행을 마친 뒤에는 "아디오스, 잘 가"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A씨는 자신의 계획과 달라지자 자살 위장 시도를 포기하고 집 근처 PC방으로 갔다. 이후 2시간가량 애니메이션을 본 뒤 집으로 돌아와 119에 거짓으로 울먹이며 신고했다.


8년전 기억상실, 인격 3개 주장한 가장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 긴급체포된 40대 A씨가 2022년10월 26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동 광명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 긴급체포된 40대 A씨가 2022년10월 26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동 광명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A씨는 정신적 문제를 범행동기로 언급했다. 그는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 최근에 기억을 되찾았고, 자신의 인격이 3개라며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내면에서 서로 다른 인격이 대화를 한다', 'C군이 용기만 있으면 아빠를 죽이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등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판단됐다. 또 다중인격장애를 비롯한 정신 병리적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범행동기와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과장된 사고가 누적된 데 따른 것으로 봤다.

A씨는 2020년 6월 회사를 그만둔 후 약 2년여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B씨와 잦은 언쟁을 벌였고 자녀들과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 결과 A씨는 사소한 일에도 폭언과 욕설을 쏟아내는 등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와 C군이 가장인 자신을 무시하고 업신여긴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검찰, 사형 구형…법원 "무기징역"

2022년 12월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A씨는 검찰이 제시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검찰에서 주장은 이어갔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동기와 관련해 해리성 기억상실을 앓았고 범행 한 달 전쯤 기억을 회복하며 혼란을 느낀 점 등 다른 추가 동기가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도 "삶이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상황이고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니 죄를 변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모두 진실만을 말했다"며 재차 기억상실과 다중인격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2023년 5월 1심 재판부는 "A씨는 배우자와 친자식을 살해하면서 통상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 잔혹성을 보였다"며 "유족들이 A씨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재범 위험성도 인정된다"고 질타했다.

다만 "진료 전력이 있는 만큼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구형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검찰은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검찰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후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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