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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일·호 희토류 동맹 박차...패싱 당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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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일·호 희토류 동맹 박차...패싱 당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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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중국 관세전쟁의 무기로 희토류 동맹에 힘을 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국-호주 프레임워크’에 공동 서명했다. 양국이 앞으로 6개월간 30억달러(약 4조 3000억원)를 투자해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광물의 채굴과 가공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본도 참여하기로 했다.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는 26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달러(약 792조원) 가운데 일부가 여기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 나라가 희토류 동맹을 맺고 빠른 속도로 관련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관세전쟁의 대항 카드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만지작거리자 희토류 공급망 재편을 통해 그 카드를 무력화하려는 전략이다. 희토류 매장량에서 호주는 중국·브라질·인도에 이어 세계 4위, 미국은 7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지금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서 60% 이상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장량이 많은 데 더해 채굴과 정제 인프라를 먼저 갖추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중국 견제를 위해 호주 외에 베트남 등 다른 희토류 다량 매장 국가들도 희토류 동맹에 끌어들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거액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음에도 희토류 동맹에 참여한다는 소식은커녕 참여를 위한 협상을 벌인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요구하는 대대적인 전산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희토류 수요는 우리도 다른 어느 나라에 못지않다. 그럼에도 희토류 동맹에서 이렇게 소외당하고 있어서는 AI는 물론이고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제라도 희토류 동맹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미국과의 남은 관세협상 기간에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먼저 제시하고 협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브라질·인도·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조달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희토류 정제, 대체재 발굴, 폐희토류 재자원화 등과 관련된 기술 개발 또한 시급하다. 외톨이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