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도쿄에서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27일 6년 만에 일왕 궁전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겨준 것은 나루히토 일왕의 따뜻한 환대였다.
이날 오후 6시3분께 트럼프 대통령은 위압감이 느껴지는 대통령 전용차량 ‘비스트’를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는 장면에서는 손을 맞잡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나루히토 일왕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중을 나와 영어로 “다시 만나뵙게 돼 반갑다”는 인사를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이던 6년전 일본을 찾았을 때, 나루히토 일왕과 첫 만남에서 80여년 전 미국에서 제작된 비올라를 선물하며 정을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이 전문가 수준의 현악기 연주를 한다는 걸 알고 사전에 선물을 준비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저녁 궁중 만찬에서 나루히토 일왕에게 일본 역사와 현재 상징적 일왕제에 관한 질문을 했다. 평소 외부에 비춰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을 나루히토 일왕 앞에서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이 일왕과 만날 당시 트럼프 대통령 모습을 “왕실에서 시종일관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고 표현할 만큼 예의를 갖췄다. 나루히토 일왕이 취미인 등산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경주를 화제로 건네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에 대해 “우리는 진정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고, 일왕의 미국 방문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방일 때도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나루히토 일왕의 아버지이자 당시 재임 중이던 아키히토 일왕, 미치코 왕후를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의 6년만의 재회는 30여분간 짧은 일정만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둘째날인 28일 오전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회담 성과를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정상간 오찬이 이어진다. 오후에는 주일 미군 요코스카 해군기지 방문이 예정됐다. 29일 오전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향한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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