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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작한 판·검사 모두 처벌” 다시 불붙은 ‘법 왜곡죄’···“사회 혼란 우려” 비판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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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작한 판·검사 모두 처벌” 다시 불붙은 ‘법 왜곡죄’···“사회 혼란 우려” 비판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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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5대 사법개혁안에 ‘법 왜곡죄’까지 더한 개혁안을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사법부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사법부에서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해 판결할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국회에는 형법상 법 왜곡죄를 신설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이 여럿 올라와 있다. 판사, 검사, 사법경찰관, 중재인 등이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법을 고의로 왜곡해 적용하거나 법이 왜곡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경우 징역형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판사나 검사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사건 처리를 과도하게 지연시키거나 지연시키도록 지시했을 때도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제안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전·현직 법관들에게 처음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해 수사했는데, 이 조항 자체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기존과 다른 계산 방식으로 구속을 취소하고,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례적인 속도로 파기환송하면서 다시 논의에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법원과 검찰은 수많은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과 사법정의를 외면한 채 억울한 사법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지만 판사와 검사에 대한 징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 왜곡죄’는 독일, 스페인, 노르웨이 등에서 이미 법제화되어 있다. 독일 형법에는 법관, 그 밖의 공무원 또는 중재법관이 법 사건을 주재하거나 결정함에 있어 법을 왜곡하여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든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 여기엔 사건을 허위로 조작하는 경우,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경우, 재량권을 남용하는 경우, 진실규명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허용되지 아니하는 처분을 명하는 경우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고의’로 ‘중대하게’ 법과 법률에서 이탈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이에 대해 이진국 아주대 법전원 교수는 한국비교형사법학회 ‘독일 형법상 법왜곡죄의 구성요건과 적용’ 논문에서 “법 왜곡죄 신설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지만, 그러나 법 왜곡죄는 재판과 관련 불법행위를 범한 법관 등을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외부세력의 사법부에 대한 개입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 내부에선 법 왜곡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 ‘이재명 대통령 방탄용 입법’이라는 지적과 함께 법원 판결에 불만을 가진 사건 관계인들의 고소·고발이 늘어 오히려 사회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국회에 낸 법안 검토 의견서에서 “법 왜곡에 대한 주관적 가치 판단이 개입돼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도출된 경우 ‘법 왜곡’을 주장해 불필요한 고소·고발이 남발됨으로써 직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동일한 법률관계에 대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분쟁이 불가피해져 법적 안정성에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아직은 다른 사법개혁안에 비해 추상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라 구체적으로 뭘 처벌하겠다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만일 법관이 고의로 법을 왜곡했다면 당연히 문제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사건을 판단하는 재판부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관의 실수로 인한 법리 해석 등 재판의 오류는 상존하고 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상급 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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