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중 네이버클라우드 AI 컴퓨팅 솔루션부문 리더. 한주형 기자 |
"소버린 AI(인공지능)는 우리가 얼마나 좋은 AI를 사용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AI가 우리의 삶과 사고 생산성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국가 단위로 저성능 AI를 쓴다면 국가 경쟁력이 어떻게 될까요?"
권세중 네이버클라우드 AI 컴퓨팅 솔루션부문 리더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소버린 AI라고 했을 때 흔히 로컬 AI라고 생각하며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사 네이버클라우드는 대한민국에서 '소버린 AI' 개념을 사실상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기업으로, 국내 AI 생태계의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권 리더는 2021년 삼성전자를 떠나 네이버클라우드에 합류한 이후 AI 인프라 구축과 차세대 AI 컴퓨팅 솔루션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권 리더는 소버린 AI의 요건으로 모델 성능, 안전(세이프티), 비용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우선 기본적으로 성능을 갖추고, 이에 더해 윤리적인 답변은 물론 한국인의 생각과 언어를 잘 표현해줄 수 있도록 안전해야 하며, 이것을 싸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뤄 필수 요소로 확보돼야 진정한 소버린 AI를 이룰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권 리더가 특히 강조한 것은 비용적인 관점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서 모델 경량화를 담당하고 있는 그에게 비용은 최근 가장 큰 고민이자 과제이기도 하다.
권 리더는 "더 많은 컴퓨팅이 필요한 모델이 좋은 것은 분명한데, 좋은 모델을 활용할 제대로 된 인프라를 만들지 못하거나 그 인프라를 최적화해서 사용하지 못하면 비용이 늘어난다"며 "그러면 그만큼 AI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얼마만큼 비용 면에서 효율적으로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을지가 AI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많은 회사들이 AI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궁극적인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비용만큼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것이 많은 회사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의 기술 자체는 이미 대중에게 공개된 것 이상으로 크게 발전해 있지만 이를 선뜻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도 결국 비용 문제와 연결된다.
비용 문제는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모델, 서비스 구동까지 AI 모든 분야에 적용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인프라 문제가 압도적으로 기업들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다.
대다수 AI 기업이 엔비디아의 GPU에 사실상 종속돼 있는 상황인데 그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GPU 비용은 전체 AI 비용의 절반에 육박한다.
권 리더는 "곳곳에서 매우 비싼 엔비디아의 GPU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지금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싼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결국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맞지만 엔비디아의 GPU를 효율적으로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AI 국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쓴 국내 시스템이 엄청나게 비싸다면 그건 반대로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의 성능을 다시 낮추는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덧붙였다.
현재 여러 국내외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의 대체재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에 매달리고 있는데, 진정한 기술 자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은 비용'이 선결 요건임을 강조한 것이다. 네이버 역시 인텔 등과 협업해 AI 반도체 분야를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권 리더는 "네이버가 보유한 AI 풀스택 역량을 잘 발전시키는 한편 이것을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물론 어려운 문제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AI가 중요해지고 있다면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이 맞다. 네이버클라우드도 그 안에서 강점을 잘 찾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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