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핼러윈 사탕값도 10.8% 껑충…트럼프 관세 후폭풍

이데일리 방성훈
원문보기

핼러윈 사탕값도 10.8% 껑충…트럼프 관세 후폭풍

서울흐림 / 7.0 °
코코아 원두부터 알루미늄 포장재까지 원자재값↑
인플레·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소비자가 줄인상
기업들, 전체 양 줄이거나 초콜릿 비중 줄여 대응
소비자는 초콜릿 대신 설탕제품·젤리 등으로 대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최대 축제 중 하나인 핼러윈을 앞두고 올해도 여지없이 사탕과 초콜릿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원자재 비용 상승에 코코아 함유량을 줄이거나 제품 전체 양을 줄여 대응했다.
(사진=AFP)

(사진=AFP)




26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인 ‘그라운드워크 콜라보러티브’가 닐슨IQ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핼러윈 시즌 미국 내 사탕·초콜릿 등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0.8% 상승했다. 이는 전체 인플레이션율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가격 상승률이 2.1%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투시롤 롤리팝 가격이 1년 전보다 34% 폭등했고, 허쉬의 킷캣·트위즐러 등 묶음 제품도 22% 급등했다. 밀키웨이·엠앤엠·스키틀즈 등 마스 종합팩 가격도 12% 뛰었다. 몬델리즈와 리스의 모음팩은 각각 9.4%, 8% 올랐다.

미국인들은 자녀들을 위한 핼러윈 축제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에도 초콜릿·사탕 구매에만 74억달러를 지출했다. 하지만 코스튬·장식 등 기타 지출까지 고려하면 올해 비용 부담은 결코 만만치 않다고 CNN은 짚었다.

초콜릿 가격 급등 핵심 원인은 코코아다. 전 세계 코코아 선물 가격이 지난해 한 해에만 178% 폭등했다. 최대 생산국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기후변화로 흉작을 겪으면서 원두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선물 가격이 46% 하락했지만, 제과업체들은 여전히 지난해 확보한 고가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인플레이션,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과업체들은 결국 소비자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업체들은 코코아 함량을 75%에서 65%로 줄이고 설탕으로 대체하거나, 다른 제품과 섞은 신제품을 출시해 초콜릿 의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허쉬는 지난 5월 가격 구조조정과 함께 패키지 크기를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을 예고했다. 이는 포장 내부 제품의 양을 줄이겠다는 의미지만,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처럼 느끼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초콜릿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젤리 캔디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는 최근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쫄깃하고 달콤한 간식 유행과 맞물린 영향도 크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특이한 맛의 제품을 출시해 초콜릿 비용 절감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업체 및 영세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수제 초콜릿 전문점 ‘에스카수 초콜릿’을 운영하는 티아나 영 공동대표는 “중남미 소규모 농가에서 원두 시세의 3~4배 가격을 지급해왔으나, 최근 가격 폭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원료뿐 아니라 알루미늄 포장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업의 모든 요소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고 토로했다.

결국 올해 핼러윈 사탕 바구니 속엔 초콜릿보다 젤리나 설탕 대체품이 더 많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더 비싸지만 덜 달면서 덜 초콜릿 같은’ 제품들이 주를 이룰 것이란 얘기다.

웰스파고의 데이비드 브랜치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밸런타인데이 전까지는 초콜릿 제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제조를 위한) 에너지, 포장재 비용 상승까지 겹쳐 제과업계 비용 구조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