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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해 '기업 파산'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관세 압박·환율 급등에 하루 6.1개사 문닫아

필드뉴스 윤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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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해 '기업 파산'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관세 압박·환율 급등에 하루 6.1개사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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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법원행정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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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 윤동 기자] 올해 누적 3분기(1~9월) 법원에 접수된 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글로벌 주요국이 무역 장벽을 세우는 탓에 수출 위주인 국내 기업의 타격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환율과 금리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기업 경영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27일 산업권과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올해 누적 3분기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법인의 숫자는 1666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44건 대비 15.37% 늘어난 규모다. 올해 1~9월 동안 기업의 파산이 하루에 6.1건 넘게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대치다. 20214년 이전에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이 많지 않았기에 사실상 올해 기록이 사상 최대치로 파악된다.

연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 2015년까지 연평균 600건을 하회했으나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 1069건으로 1000건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는 2020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2023년 1657건과 지난해 1940건을 기록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4분기에도 그 전과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사상 처음으로 2000건을 돌파해 3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권에서는 올해 환율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관세 타격이 겹쳐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도하는 관세 장벽이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50% 관세가 부과됐다. 4월과 5월에는 모든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씩 관세가 부과된 상황이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은 다행히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누적 3분기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5197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반도체 품목에서 1197억 달러의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한 효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누적 3분기 1024억 달러 대비 173억 달러(16.89%) 늘어나 전체 수출 규모를 견인한 것이다. 결국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수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호황인 반도체 부문에도 언제 관세 압박이 부과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언제든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환율과 금리 역시 기업 경영 환경에 직접적인 타격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1470원 이상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4월까지 1430~1480원을 유지하다가 이후 6월에는 1360원대로 다소 낮아지는 듯 보였으나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9월 하순부터 1400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9월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단 한 차례도 1400원을 돌파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지난해 환율이 1310~1380원 사이에서 등락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환율이 100원 가량 높은 수준이 유지된 셈이다. 거의 모든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원료를 조달할 경우 달러화로 결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료비가 앉아서 급증한 셈이다.


아울러 올해 4월 이후 국내 기준금리가 2.5%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금리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연 4~4.2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1.75%포인트(p)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질 전망이다.

산업권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이외 부문에서 수출 타격이 발생하면서 파산 기업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도 지난해보다 악화돼 어려운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테헤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테헤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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