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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 코스피 4000 시대 열었다…‘꿈의 고지’ 10만전자도 정복 [투자360]

헤럴드경제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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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 코스피 4000 시대 열었다…‘꿈의 고지’ 10만전자도 정복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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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삼천피 돌파 후 넉 달 만에 사천피까지 돌파
증시 부양책·수급 강세·관세협상 타결 기대 호재로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파죽지세(破竹之勢)’를 거듭하며 수직 상승세를 보여온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끝에 ‘미증유(未曾有)’의 고지인 ‘사천피(코스피 4000포인트)’에 사상 최초로 도달했다.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와 정책·법안 시행력에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급격히 유입됐고, 국내 최대 섹터인 반도체주(株)가 ‘슈퍼 사이클(장기 초호황기)’을 맞이한 것까지 맞아떨어지며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미·중, 한·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도 호재로 한몫했다.

500만명 이상의 소액주주가 보유한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도 이날 처음으로 ‘10만전자(삼성전자 10만원대)’ 선을 넘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91.18포인트(2.31%) 오른 4032.7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한때 코스피 지수는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인 4038.39까지 높이기도 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다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연합]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다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연합]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436.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가 이끄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는 37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개인·기관 투자자는 각각 1297억원, 217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선 개인 투자자가 2191억원 ‘사자’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기관은 각각 2471억원, 249억원어치 주식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미·중, 한·미 간 정상회담을 연이어 앞두고 협상 기대가 커진 점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오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 미·중 무역 갈등 봉합 기대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중 정상회담 하루 전인 29일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간 진통을 겪어 온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최종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 번지는 분위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장 전 “미·중 정상회담은 10월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을 만들어냈던 미·중 무역 갈등의 해소 여부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한국 증시는 여러 대형 이벤트를 치르면서 4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이날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돌파한 것도 투자자들의 투심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00원(2.73%) 오른 1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엔 10만1900원으로 역대 최고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증시 시총 2위 종목인 SK하이닉스가 장중 54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것도 코스피 지수 우상향 곡선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시총 상위 종목 대다수가 강세다.

코스피가 4000고지에 올라선 것은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돌파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꿈의 지수인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를 향한 여정에 예상보다 일찍 돌입한 분위기다.

코스피 지수는 1983년 1월 4일에 지난 1980년 1월 4일 기준 100으로 소급해 산출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22년 5개월 만인 지난 2005년 6월 15일 1000포인트 선을 처음 돌파했고, 2년 1개월이 지난 2007년 7월 24일 장 시작과 함께 2001.52포인트를 찍으며 2000포인트 선도 넘어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지난 2008년 10월 27일 장중 800포인트 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던 코스피 지수는 2010년 12월에야 2000포인트 대 복귀에 성공했다.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 선을 최초로 돌파한 것은 이천피 시대 개막 후 13년 5개월이나 지난 2021년 1월 6일이다. 이후 2000포인트 대에서 오르내리던 코스피 지수는 2022년 1월 3일(3010.77포인트) 이후 3년 5개월 만이 지난 6월 20일 장중·종가 기준으로 삼천피 시대를 다시 열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권에 들어온 ‘오천피’를 향한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관된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 등 한국 경제의 체질적 변화가 필수적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선 나온다. 개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와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도 입을 모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퇴직연금 등 ETF(상장지수펀드) 수급으로 우회 투자를 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개별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세제 측면에서는 배당 소득 부담이 줄어들어야 하고, 수급 측면에서는 장기 투자와 관련한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무엇보다 기업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과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