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간 회담 도중 반응을 보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
중국이 최근 강화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에 양국 정상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화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긴장 완화 조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각각 내년 2월 및 가을께 베이징과 워싱턴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에서 중국과 이틀에 걸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끝낸 뒤 엔비시(NBC), 시비에스(CBS), 에이비시(ABC) 방송 등에 출연해 양국 정상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무역협상을 위한 ‘실질적인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회담 뒤 “농업 등 다양한 양자 현안에서 초기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인 희토류 및 관련 기술의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이 조치를 1년간 연기한 뒤 (시행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중국의 조치에 대응해 100% 보복관세를 예고하는 벼랑 끝 전술을 펼쳤는데 이 관세는 발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합의가 발표되면 미국의 대두 농민들은 당장 올해뿐 아니라 향후 수년간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대두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으로, 2023년과 2024년에 미국 대두 수출량의 50% 이상을 수입했다.
양국은 펜타닐 문제에 관해서도 기초 합의에 도달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펜타닐에 관련된 전구체 화학물질 문제에 대해 우리를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펜타닐은 미국에서 치명적인 약물 중독 사태를 유발하고 있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제조에 사용되는 전구체 화학물질이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틱톡 관련 거래도 마무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틱톡 관련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합의에 이르렀으며, 오늘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다. 이번 목요일 한국에서 양국 정상이 거래를 최종적으로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서로 상대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베선트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음력설(2월 17일) 이전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할 때 워싱턴 혹은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중국과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후 중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고, 미국에서는 워싱턴이나 마러라고 중 한 곳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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