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곳곳서 전시·공연 펼쳐져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1500년 전 금관. /조선일보 DB |
천년 고도 경주가 K컬처의 최전선으로 변모했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연계한 전시·공연·행사가 경주 전역에서 펼쳐진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선 신라 금관 6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28일 개막하는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은 황남대총·천마총·서봉총·금관총·금령총·교동 금관을 통해 황금의 나라 신라를 조명한다. 그동안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박물관에 흩어져 있던 금관 6점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첫 전시다. 경주를 찾는 전 세계 인사들에게 K컬처의 뿌리이자 한국 대표 문화유산으로 신라 금관을 내세운 것이다. APEC 정상회의 기간인 28일~11월 1일은 박물관이 임시 휴관해 일반 공개는 11월 2일부터 시작된다.
가로 12m, 세로 5m에 달하는 박대성 화백의 대표작 ‘코리아 판타지’ 전경. /솔거미술관 |
APCE 정상회의 기간 굵직굵직한 현대미술 전시도 경주로 몰리고 있다. 경주엑스포대공원 안에 있는 솔거미술관에선 내년 4월까지 ‘신라한향(新羅韓香): 신라에서 펼쳐진 한국의 향기’를 연다. APEC 의제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주제로 신라 문화와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화 거장이자 경주 대표 작가인 박대성 화백이 울산 반구대 암각화, 백두산 천지, 금강산 봉우리까지 담아낸 가로 15m 대작 ‘코리아판타지’가 눈길을 끈다. 전통 불화(佛畵)의 기법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확장해 온 송천 스님, 폐유리를 재가공해 만든 박선민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백남준, '고대 기마인상'(1991). Mixed Media, 340×192×107cm. /우양미술관 |
경주 보문단지 힐튼호텔 부지에 있는 우양미술관에선 특별전 ‘백남준 : 휴머니티 인 더 서키츠(Humanity in the Circuits)’가 한창이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1990년대 작품을 통해 APEC 의제 ‘연결과 혁신’을 예술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했다. ‘왕릉 뷰 미술관’으로 소문난 경주 노서동 오아르미술관에선 소장품 기획전 ‘잠시 더 행복하다’가 개막했다. 이우환의 ‘다이얼로그’ 연작부터 박서보, 하종현, 이배 등 국내외 작품 49점을 만날 수 있다. 경주 플레이스C에서는 APEC 부대 행사로 ‘판타스틱 오디너리(Fantastic Ordinary)’ 전시가 마련됐다.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김수자·하종현·김종학·박제성·신경균·이배·이수경 등 한국 작가 10인의 작품 34점을 소개한다.
지난 15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호반 광장에서 '빛의 향연'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경주 월정교 일대에선 29일 오후 6시 30분부터 ‘한복 패션쇼’가 열린다. 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 등을 상징하는 ‘ㅎ’ 자형 무대에서 모델들이 한복의 멋을 선보일 예정. 경주 대릉원에선 다음 달 16일까지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대릉원 고분군 곳곳에 빛으로 금관과 첨성대, 천마 등 신라 역사와 문화 등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그려진다.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선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국립정동극장이 주관하는 창작 공연 ‘단심’을 볼 수 있다. 효녀 심청 설화를 배경으로 심청의 내면을 한국무용과 미디어아트 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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