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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일종의 핵보유국” 김정은 만남 제안

동아일보 워싱턴=신진우 특파원,신나리 기자,이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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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일종의 핵보유국” 김정은 만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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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신을 환영하는 전통 무용 공연단의 춤을 보고 주먹을 쥐고 몸을 흔드는 특유의 동작을 하면서 화답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칭했다. 쿠알라룸푸르=AP 뉴시스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신을 환영하는 전통 무용 공연단의 춤을 보고 주먹을 쥐고 몸을 흔드는 특유의 동작을 하면서 화답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칭했다. 쿠알라룸푸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일종의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락해 온다면 만나겠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방한 기간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며 핵 폐기 대신 핵 동결 또는 핵 군축 협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한국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가 연락해 온다면 그렇다”고 밝혔다. 또 “나는 그와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그가 만나길 원한다면 나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온라인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 일정에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일정이 잡혀 있진 않다면서도 “변동이 생길 순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앞서 자신들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취재진 발언엔 “그들은 일종의 핵 보유국”이라며 “그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취임 뒤 수차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표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이 임박한 시점에 또다시 이렇게 언급한 건 북한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해 깜짝 회동을 추진하고, 향후 핵군축 등 ‘관리 모드’로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정부는 한미 양국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관련 언급은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된 사실을 거론한 것으로 본다”며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공통된 목표하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내 미국통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교 수장인 최 외무상의 방러로 APEC 기간 중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일각에선 북-미 정상 회동에 앞서 러시아와의 소통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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