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매년 증가하는데... 은행 성과급도↑
KB은행 임원, 지난해 1인당 3억1,521만 원 수령
당국, '클로백' 도입 검토... 퇴직 임원도 토해내야
금융사고 급증에도 은행의 '성과급 잔치' 규모는 더 커졌다.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3억 원을 넘은 곳도 등장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고 발생 시 받은 성과급을 토해내야 하는 '보수환수' 제도 도입 검토에 나섰다.
26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 임원들이 수령한 전체 성과급은 총 142억 원으로 1인당 3억1,521만 원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 임원 성과급이 3억 원을 넘어선 건 최근 5년 기준 처음이다. 2023년 2억2,131만 원 대비 42.4% 증가했다.
성과급이 크게 늘어난 건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임원 성과급은 총 89억 원·1인당 1억2,040만 원으로, 2023년 총 48억 원·1인당 7,120만 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2023년과 비교해 임직원 성과급이 3% 증가했다.
KB은행 임원, 지난해 1인당 3억1,521만 원 수령
당국, '클로백' 도입 검토... 퇴직 임원도 토해내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ATM 기기. 연합뉴스 |
금융사고 급증에도 은행의 '성과급 잔치' 규모는 더 커졌다.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3억 원을 넘은 곳도 등장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고 발생 시 받은 성과급을 토해내야 하는 '보수환수' 제도 도입 검토에 나섰다.
26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 임원들이 수령한 전체 성과급은 총 142억 원으로 1인당 3억1,521만 원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 임원 성과급이 3억 원을 넘어선 건 최근 5년 기준 처음이다. 2023년 2억2,131만 원 대비 42.4% 증가했다.
성과급이 크게 늘어난 건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임원 성과급은 총 89억 원·1인당 1억2,040만 원으로, 2023년 총 48억 원·1인당 7,120만 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2023년과 비교해 임직원 성과급이 3% 증가했다.
은행 성과급이 늘어나는 동안 금융사고는 오히려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올해 8월까지 4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74건으로, 사고금액은 1,972억 원에 달한다. 벌써 지난해 전체 건수(62건)와 금액(1,368억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2016년부터 금융사고 관련 금감원 제재를 받은 임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돼 은행이 성과급은 챙기면서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에 더 힘이 실렸다.
당국은 금융사고 등 문제 발생 시 지급했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를 계기로 클로백 제도 도입을 추진했으나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업계에서 "성과주의 문화를 해칠 수 있다"는 반대가 크자 한발 물러선 바 있다. 대신 성과급을 한 번에 다 지급하지 않고 일정 비율을 수년간 나눠 지급하는 이연지급 제도를 확대했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금융사고 근절'을 공약으로 내걸고, 새로 취임한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금감원은 클로백 제도와 함께 퇴직 임원의 성과급도 환수하는 강력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최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금융사 핵심성과지표(KPI) 제도를 전면 개편해 성과급을 장기이연 지급하고, 손실이나 사고가 날 경우 환원하는 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