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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이 서안 병합? 미국의 모든 지원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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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이 서안 병합? 미국의 모든 지원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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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사주간 타임 인터뷰… “아랍권에 약속”
부통령·국무장관도 단속… 휴전 유지 부심


13일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13일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르단강 서안 병합을 시도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PA)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서안 병합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 “내가 아랍 국가들에 약속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모든 지원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 유엔 총회에서 아랍권 지도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의 서안 병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인터뷰는 15일 전화로 진행됐다.

서안 병합은 대(對)하마스 가자 전쟁의 종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가 추진하는 일이다. 전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서안에 자국 법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강경파 발의 법안에 대한 예비 승인을 통과시켰다. 전체 의원 120명 중 25명이 찬성하고 24명이 반대했다. 나머지는 기권이나 무효표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의원은 한 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반대하고 있는 만큼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미국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흔들려는 시도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전날 크네세트 동향에 대해 “정치적 쇼였다면 어리석었다. 모욕감을 느낀다”며 불쾌해했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사흘간의 이스라엘 방문을 마무리하며 “서안은 이스라엘에 의해 병합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정책이자 변함없는 우리 입장”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가자지구 휴전 합의 이행 점검차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로 투표를 통해 입장을 표명할 권리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일까지 이스라엘에 머물며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날 예정이다.

휴전 중인 가자지구는 여전히 긴장 상태다. 19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 공격으로 자국군 2명이 사망했다며 가자지구 남부 등을 100차례가량 공습한 지 10시간 만에 휴전 복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휴전 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 고위 인사의 이스라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20~22일 이스라엘을 찾았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