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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거리두기에도…“선거와 결부할 일 아냐” 보유세 소신 밝히는 여당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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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거리두기에도…“선거와 결부할 일 아냐” 보유세 소신 밝히는 여당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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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의 아파트 갭 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전면 금지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 15일 서울 도심 모습. 문재원 기자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의 아파트 갭 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전면 금지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 15일 서울 도심 모습.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개인 의견을 전제로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당 지도부는 보유세 논의 자체에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윤건영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은 공급, 세제, 금융의 세 가지가 세트로 가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보유세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유지할 건지 다소 변경할 건지를 포괄해서 (정부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당 차원에서 하나의 정확한 의견으로 모인 내용은 없는 거로 안다”며 “선거와 꼭 결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TF(태스크포스)에 소속된 복기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보유세 인상 관련 질문에 “주택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공론화한 적이 없으니 당의 공식 입장은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벌떼 같은 공격이 예상돼 최소 2~3년 정도 버텨줘야 하는데 그런 맷집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국회 국토위 소속 전용기 의원도 이날 YTN <뉴스NOW>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보유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며 “보유세를 인상하고 서민 주거와 관련한 형태에서는 낮추는 것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공식적으로 거론된다면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 입장이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본다. 아직은 군불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남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부동산은 보유세를 정상화하고 양도세를 낮춰서 실거주자 중심으로 자산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좋은 주거 지구에 살면서 교통, 교육, 문화 등 막대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공적 인프라를 누리는 경우에는 이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10·15 대책 발표 직후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주장했던 진성준 의원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서울의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위협하는 아파트값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용기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부담도 없어서 더더욱 똘똘한 한 채로 집중되는 문제를 손봐야 한다”며 “집값을 못 잡는 것이 선거에 더 큰 위험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가 부동산 여론 악화를 우려해 보유세 논의에 선을 긋는 상황에서 개별 의원들이 소신을 밝히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밝히면서도 세제 개편에 소극적이라는 진보 진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겠다는 당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뜻도 엿보인다.

보유세 논의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기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를 중심으로 한 보유세 인상과 규제 위주 정책이 시장 안정 실패와 민심 이반으로 이어져 두 번이나 정권 재창출 실패의 주범이 된 쓰라린 경험을 벌써 잊었나”라고 적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은 사례가 없다”며 “보유세를 올리면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불만을 갖게 되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유세 인상 응답은 26%, 인하 27%, 현 수준 유지 33%로 집계됐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주택 거래 시 취득세·양도소득세를 완화하는 데에는 54%가 찬성하고 27%가 반대했다.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2.3%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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