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 의지를 밝히며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에이 룰라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자카르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저는 80살이 되었지만, 30살 때와 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 네 번째 임기를 위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10월27일생으로 곧 80살 생일을 앞둔 룰라는 2003∼2010년 연임 대통령으로 브라질을 이끈 데 이어 2023년 재집권해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브라질은 대통령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다. 3연임을 제한하고 있으나, 두 번 연속 재임한 대통령이 한 번 임기를 쉬면 재출마할 수 있다. 40년 전부터 브라질에서 민주적인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이후 룰라는 가장 긴 재임 기간을 보유한 대통령이다.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꺾고 비연속 3선 임기를 시작하기 전 룰라 대통령은 고령이라는 점과 정치적 쇄신 등을 이유로 4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1월 취임 후부터는 “(4선 도전은) 국가적 상황과 내 몸 상태에 달렸다”며 재선 가능성을 시사하기 시작했다고 에이피(AP)통신은 전했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룰라 대통령의 고령과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욕실에서 넘어지면서 뇌출혈 증세를 일으켜 응급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활력이 넘친다”는 글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종종 게시하고 있다.
지(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룰라 대통령은 내년 대선 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의 경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추세도 관찰된다.
룰라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말레이시아를 찾아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오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부과한 50%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자주의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 질서 수호 의지를 강하게 역설하는 한편 “양국은 모두 교역을 자국 통화로 진행하기 위한 가능성을 협의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등 ‘탈달러' 거래 모색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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