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 출품
1971년作, 추정가 750만~1000만달러
1971년作, 추정가 750만~1000만달러
김환기, '19-VI-71 #206'(1971). 'CHRISTIE'S IMAGES LTD. 2025'. /크리스티 |
김환기가 또 김환기를 넘어설까. ‘한국 작가 중 가장 비싼 작가’ 김환기(1913~1974)의 푸른색 전면 점화가 뉴욕 경매에 나온다.
크리스티 뉴욕은 “11월 17일 개최하는 ’20세기 이브닝 경매(20th Century Evening Sale)’에 김환기의 1971년도 전면 점화 ‘19-VI-71 #206’을 출품한다”고 21일 밝혔다. 추정가는 750만~1000만달러(한화 약 107억~142억원). 지난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의 ‘우주(05-IV-71 #200)’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미술품이 뉴욕의 ’20세기 이브닝 경매’에 나온 건 처음이다. 20세기에 제작된 거장들의 주요 예술품만을 모아 진행하는 경매로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조안 미첼,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 거장의 대표작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김환기의 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 좌우로 분할해 그린 2개의 대형 푸른 점화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이룩하는 김환기의 대표작이다. 한국 미술품 최고가 132억원을 기록했다. /조선일보 DB |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우주’와 같은 해에 제작됐다. 가로 203㎝, 세로 254㎝. 김환기의 뉴욕 시기 대표작으로, 작가의 정신적·기술적 숙련의 정점을 보여준다. 화면을 가득 채운 점들이 방사선 패턴처럼 퍼져나가며 우주로 팽창하는 듯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하단의 에메랄드빛 띠는 상부보다 한층 깊은 색조로 표현돼 신비롭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학준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는 “김환기 작가는 세계 미술계와 소통하기 위해 안정적인 교수직을 내려놓고 뉴욕에서 활동했다”며 “사후 50년이 지난 지금, 미술 시장의 심장인 뉴욕에서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20세기 이브닝 경매에 출품된 것에 감개무량하다”고 전했다.
김환기의 전면점화 시리즈는 생애 마지막까지 몰두한 형식으로, 점과 색, 리듬을 통해 ‘우주’와 ‘존재’라는 궁극적 주제를 탐구한 작업이다. 1971년작 대형 캔버스는 30점 미만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희소성과 예술사적 가치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에밀리 카플란 크리스티 20세기 이브닝 세일 공동 헤드는 “김환기의 1971년작 캔버스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그의 경력 중 가장 중요한 해에 제작된 작품”이라며 “이번 경매에서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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