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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파키스탄과의 휴전협정에 국경 인정 조항 없다"

연합뉴스 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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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파키스탄과의 휴전협정에 국경 인정 조항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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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영국령 인도와 아프간 군주가 그은 '듀랜드 라인' 불인정
탈레반·파키스탄 휴전협정 소식 실린 신문 읽는 파키스탄인[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탈레반·파키스탄 휴전협정 소식 실린 신문 읽는 파키스탄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최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파키스탄과 체결한 휴전 협정에 양국 간 국경 역할을 해온 '듀랜드 라인'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슬라믹 에미리트 오브 아프가니스탄'(탈레반 국호)의 야쿠브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국방장관은 전날 도하에서 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무자히드 장관은 듀랜드 라인을 '가상의 라인'이라 부르며 휴전 협정 체결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여러 나라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탈레반이 휴전 협정 체결을 통해 듀랜드 라인을 인정했다고 알려진 데서 비롯된 오해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듀랜드 라인은 영국령 인도와 아프간 군주가 1893년 협정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당시 영국령이던 파키스탄 지역간 2천600여km 구간에 그은 국경이다.

파키스탄은 듀랜드 라인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국경이라 주장하지만, 이전 아프간 정부나 현 탈레반 정부는 당시 협정이 강압 속에 체결돼 정당하고 항구적인 국경이 아니라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오고 있다.


아프간 일각에선 영국의 인도 식민 지배가 1947년 끝남에 따라 듀랜드 라인 협정 유효기간도 종료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늘날의 파키스탄은 영국의 식민 지배가 끝나면서 인도에서 분리돼 건국됐다.

이번 휴전 협정은 양측간 무력 충돌 후 지난 15일 들어간 48시간 임시휴전이 종료되면서 지난 18일 밤 도하에서 카타르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다.


무력 충돌은 파키스탄군이 양국을 오가며 테러를 자행해왔다는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 지도부 제거를 위해 지난 9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격함으로써 시작됐다.

듀랜드 라인[라디오프리유럽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듀랜드 라인
[라디오프리유럽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휴전 협정의 후속 회담은 오는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고 파키스탄 측은 전했다.

이스탄불 회담에선 휴전 협정에 포함된 공동기술위원회 설립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위원회는 협정 이행 감독과 미래 대화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아프간 점령 당시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과 아프간 탈레반 간 관계는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래 악화하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TTP가 아프간 국경 지역에 은신처를 두고 파키스탄을 오가며 테러를 저지르는데도 아프간 탈레반이 묵인한다고 주장했고, 탈레반 당국은 이를 부인해왔다.

TTP는 파키스탄과 국경문제 등으로 앙숙관계를 유지하는 인도 측 지원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과 지난 5월 무력 충돌을 빚고 휴전에 들어간 인도는 최근 아프간 탈레반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무자히드 장관은 회견에서 탈레반은 인도 및 파키스탄 두 나라와 "균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아프간 외교정책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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