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말로만 분골쇄신이 아니었다. 뼈부터 바꾸면서 변화하려고 노력을 했고 결과는 K리그1 역대 최초 10회 우승이었다.
전북 현대는 18일 수원FC를 2-0으로 잡았다. 같은 시각 FC안양이 김천 상무를 4-1 대파하면서 파이널 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전북이 K리그1 챔피언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달리고 연속 무패 속에서 압도적 선두를 굳힌 전북은 구단 통산 K리그1 10회 우승에 성공했다.
단순한 우승 그 이상 의미를 가진다. 전북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라이벌 울산 HD가 리그 3연패를 하는 동안 전북은 사상 첫 파이널B에 이어 최종 10위에 위치해 서울 이랜드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결과는 잔류였지만 전북은 웃지 못했다. 바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분골쇄신'했다.
이도현 단장을 중심으로 이전과 다른 접근법으로 감독을 선임했다. 전북을 잘 알고 K리그에 정통한 감독이 아닌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한 것부터 전북이 바뀌었다는 증거다. 선수 시절 스타였고 감독으로서 클럽, 대표팀을 오가며 성적을 냈던 포옛 감독이 외부적인, 혹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팀을 진단해 개편하기를 원했다.
포옛 감독은 전권을 부여받고 확실히 팀을 만들었다. 태국 전지훈련 때부터 강도 높은 체력 훈련, 철저한 식단 관리를 통해 팀을 다졌는데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선수 영입과 방출도 포옛 감독에게 신뢰를 줬다. 문제가 많던 전북을 내적으로도, 겉으로도 체질 개선을 한 것이다. 새로운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를 데이터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초반 시행 착오는 있었다. K리그 각 팀들의 전반적인 스타일 파악과 전지훈련 때부터 준비한 플랜A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 포옛 감독은 강상윤, 김진규, 홍정호 등 개막 시점에는 쓰지 않았던 선수들을 활용했고 확실한 주전 라인업을 만들고 실리성을 더해 지지 않는 팀으로 K리그1을 지배했다.
말로만 소통을 하지 않고 이승우 등 스타 선수들과 끊임없이 면담하면서 분위기를 잡았고 확실한 기준만 통과가 되면 나이가 중요하지 않았다. 최철순부터 김태환, 김영빈, 홍정호, 한국영 등이 계속 기회를 얻었다. 베테랑이라고 무조건 대우를 해주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무조건 내치지도 않았다. 앞서 말한대로 외부적이면서 객관적인 시선을 적용해 선수들을 평가한 것이다.
성적이 좋으니 마케팅에 더 힘을 받았다. 젊고 신선한 마케팅으로 기존 팬들에 '뉴비'까지 유입했다. 역대 최단 기간 홈 경기 30만 관중 돌파하고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경신을 기다리고 있는 건, 단순히 성적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성적에 기대지 않고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이 전북의 올 시즌 전체적 성공에 힘이 됐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닌, 진짜 변화. 낯설더라도 받아들이고 지지를 한 결단. 전북이 강등을 앞뒀던 팀에서 다시 트로피를 드는 팀으로 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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